아름다운 글 모음

가을 길을 걷고 싶습니다

권영구 2005. 10. 17. 13:46

 

                          가을 길을 걷고 싶습니다



                          손톱 끝에 봉선화물이 남아 있을때

                          가을은 점점 더 깊어만 갑니다


                          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만 싶습니다

                          낙엽을 밟으면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가을엔 시가 더 많이 써집니다

                          갈색 빛으로 물든 낙엽이 하나 하나가

                          시 한 편입니다


                          높고 푸르기만 한 하늘이

                          시 한 편입니다

                          고독해 보이는 사람들 표정 하나 하나가

                          시 한 편입니다


                          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 싶습니다

                          찬바람이 불어도

                          손을 꼭잡고 걸으며

                          어느 사이에 우리들 마음도

                          갈색 빛으로 곱게 물들어

                          한 편의 시가 됩니다


                          詩 용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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