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하늘나라로 간지 벌써 반년이 다 돼 가네. 자기랑 애기까지 낳고 살면서도 난 자기가 여전히
연애시절처럼 멋있어서 아니 자기란 사람 알면 알수록 점점 더 너무 멋있어서 나 연애시절처럼 자기 앞에서 늘 내숭떨고 예쁜
모습만 보이려고 했던 거 자기 알고 있어?
자기 회사 가고 나면 말괄량이가 돼서 ‘날아라 슈퍼보드’ 손오공처럼 집안일에
애기 돌보고 친구들이랑 수다 떨다가도 자기가 집에 오면 금세 천사처럼 돌변해 갖은 예쁜 척 착한 척 다하며 자기한테 예쁨 받으려 했던
거... 아이.. 털어놓으니 무지 창피하다.
근데 나 그 때 잠깐 이런 생각 들었다. ‘만약 자기가 말괄량이에 짠순이에
이기적인 내 본모습을 진짜 알게 되더라도 날 변함없이 지금처럼 사랑해줄까?’ 라는 생각 말이야.
오빠, 하늘나라 간
거 아니지? 내 곁으로 아니, 내 맘 깊은 곳으로 들어온 거지? 내 예쁜 모습뿐 아니라 내 악하고 나쁜 모습 그것까지 다 사랑해
주려고 육체는 사라졌지만 그 영혼은 내 안에 온 거지?
나 이제 자기한테 예쁜 척 안 해도 돼서 너무 좋아. 오빠는 날
진실로 사랑하고 있다는 걸 매일 조금씩 더더 느끼고 있거든. 그래서 더 이상 가면 안 쓰고 화나면 화나는 대로 게으르면
게으른 대로 편하게, 오빠에게 내 모습을 숨기지 않고 살아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
오빠, 이제 우리 다시
만나는 날까지 더 하나가 돼서 오빠가 나 데려가는 날 나 내숭 안 떨고 애기처럼 오빠한테 안기게 되면 정말 좋겠어.
나
바람 안 피우고 오빠만 사랑하게 해줘! 오빠를 향한 절대사랑 더 커지게 해줘! 그리고 오빠만 남자로 보이는 내 맘, 내가
오빠한테 가는 날까지 꼭 지켜 줘야 해!
살아서 한번도 오빠 앞에서 못했던 이 말 지금 실컷 한다! ‘상원아
사랑해. 오빠 미워. 근데 너무 사랑해...’
- 애기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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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하늘나라로 간 남편에게 손끝에 닿을 듯 속삭이는 애기 엄마의 애교스런 고백이 마음을 잔잔하게 울리는 새벽입니다. 곁에
없어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복인지요?
- 지금까지보다 더
사랑하며 삽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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