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밭 새벽편지(행복한 家)

이런 남편이 되겠습니다

권영구 2005. 8. 25. 09:59

 

  이런 남편이 되겠습니다  

 







     보슬비가 내리던 어느 봄날,
     머리숱이 줄어들까 고민하며 발걸음을 옮길 때
     우산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나를 위하여
     빛바랜 우산을 들고 동네 어귀에 서있는
     당신의 모습에서
     삶의 무게로 힘겨워 하는
     당신의 어깨를 보았습니다.

     당신이 가꾸어 놓은 정원의 나비가 되겠습니다.
     때로는 당신의 향기를 아이에게 전하고
     때로는 아이들의 사랑을 당신에게 전하고
     때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내 사랑을 전하고
     때로는 그냥 말없이...

     당신이 늦은 시간 아이들을 기다리며
     아이들 책상에서 마음 졸이고 있을 때
     나는 당신을 위해 기도를 올리겠습니다.

     권위로 당신과 함께 살아가는 남자가 아니라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당신의 눈 밑 주름을 미안해하며 바라보고
     당신의 얼굴에서 삶의 희망을 느끼는
     그런 남편이 되겠습니다.

     아침 햇살을 온 몸에 안고 잠에서 깰 때
     내 곁에 곤히 자고 있는 당신의 모습에서
     때늦은 감은 있지만
     행복이라는 단어를 발견하겠습니다.

     당신이 두 번째 순위에도 행복을 느끼듯
     나는 순위에 관계없이 당신 곁에서 당신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겠습니다.

     이제부터는 늘... 사랑한다고 용기 내어 말하고
     항상 따뜻하게 포옹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당신의 마음 속 먼지를 하나하나 털어내어
     당신이 다시 빛날 수 있게 하는 그런 남편이
     되겠습니다.

     나는 지금부터 기도하겠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거두어갈 때 너무 많은 시차를
     두지 말고 가능한 같이 거두어 달라고.
     그래서 당신의 영원한 그림자가 되게 해 달라고.

     당신이 쉬어 가고 싶을 때 자상하고 듬직하지 못해
     충분한 나무그늘을 만들지 못할지라도
     당신이 쉬어 가는 동안에 모든 가지를 한 곳으로 모아
     당신이 편히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 수 있는
     그런 남편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당신과 내가 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당신으로 인하여 내 삶은 의미가 있었어요.
     당신을 정말 사랑해요" 라는 말을 듣는
     그런 남편... 되겠습니다.


- 김 귀 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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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팔 길지 않지만
온 가족을 품어 안고도 남고
그 어깨 넓지 않지만
모든 고민 기대어도 끄떡 않는
강한 사람.
남편.





- 오늘, 남편의 피곤한 얼굴 가만히 어루만져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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