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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윤이 간다] 임영웅 영탁 이찬원..."'내 가수' 실물 영접에 감격"

권영구 2020. 8. 8. 15:08

 

 

[최보윤이 간다] 임영웅 영탁 이찬원..."'내 가수' 실물 영접에 감격"

2020.08.08 11:53 | 수정 2020.08.08 14:17


밤하늘의 별들이 공연장 속으로 몰려들었다. 영롱한 별빛은 무대 위 트롯맨들의 눈 속에서, 그런 트롯맨을 바라보는 팬들의 눈 속에서 빛나고 있었다. 7일 저녁 막을 올린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 대국민감사 콘서트’가 열린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무대. 까만 밤 속을 거니는 듯한 어두움 속에서 새까만 실루엣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객석의 심장박동 소리는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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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정중앙에 위치한 360도 회전 무대 위에 오른 미스터트롯 톱 7이 화려한 조명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방송에서만 보던 트롯맨들을 눈앞에서 보는 게 아직은 현실감 나지 않는 듯 “세상에나 임영웅이다” “영탁이 저기에!” 등등 소곤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베이지, 분홍, 하늘, 연보라, 노랑 등 파스텔톤 슈트를 차려입은 트롯맨들이 TV조선 ‘사랑의 콜센타’ 테마곡인 ‘날보러와요’로 대서사시의 첫 글자를 쓰기 시작했다. 이미 보러 왔지만 보고 또 보고 싶은 팬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듯 트롯맨들은 공연장 지붕을 뚫어버릴 듯한 속 시원한 성량과 유연한 몸짓을 곁들이며 팬들을 유혹했다. 두 번째 곡인 ‘영일만 친구’에선 수없이 단련된 노래와 리듬감을 바탕으로 손가락을 위로 올리거나 서로 손뼉을 치며 응원을 독려하고, 경연 속 ‘파트너’로 활동한 정동원이 장민호 무릎 위에 앉아 애교를 보이며 파트너 춤을 연출하고, 김희재와 이찬원 김호중은 ‘이찬원 공식 허벅지 쓸기 춤’을 보여주는 등 눈짓만으로도 호흡이 척척 맞는 단짝이자 가족 같은 모습으로 분위기를 예열했다.

흥으로 어깨가 들썩이는 건 객석에서 넘실대는 응원 플래카드와 LED 야광봉, 머리띠가 증명했다. 스카이블루, 코발트블루, 노랑, 보라, 연두, 흰색, 핑크, 주홍 등 미스터트롯 출연진을 상징하는 응원 색상에 맞춰 ‘풀 장착’한 이들로 객석이 색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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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고르려는 듯 미스터트롯 초대 진(眞)으로 뽑힌 임영웅의 당시 영상이 360도 무대를 두른 대형 화면에 새겨졌다. “1라운드만 통과하자고 했던 미스터트롯이었는데 여러분의 사랑으로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언제나 마음에 품고 진심을 다해 노래하겠습니다. 힘든 일 있다 해도 꽃길이라 생각할 겁니다. 저희와 함께 조금씩 익어갑시다….”
임영웅의 ‘바램’ 전주가 가슴으로 울려 퍼졌다. 데뷔는 했지만 더 많은 대중을 만날 기회를 자주 잡지 못했던 그가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강하게 각인됐던 그 때의 임영웅으로 다시 서 있었다. 그도, 우리도 조금씩 익어가는 사이 임영웅은 다시 초심을 되새기려는 듯 마이크를 잡았다. 이전처럼 손가락의 떨림은 보이지 않았지만 팬들과의 만남이 믿기지 않는 듯 눈을 지그시 감고는 팬의 열기를 온몸으로 흡수하려는 듯했다.

시계를 지난 1월로 되돌리는 듯 이날 공연은 ‘내일은 미스터트롯’ 경연 당시 선보였던 곡 위주로 팬을 만났다. 트롯맨 톱 7과 레인보우 등 ‘미스터트롯’에서 팀 미션을 선보였던 총 19명의 트롯맨은 자신의 순서가 아닐 때도 다른 트롯맨을 응원하고 격려했다. 무대를 마치고 내려오는 이들을 서로 얼싸안고 등을 두드려주며 경연 때 긴장으로 못다 했던 마음의 응원을 진심으로 다 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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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의 ‘보라빛 엽서’에 이어 영탁의 ‘추억으로 가는 당신’ 이찬원의 ‘진또배기’, 정동원의 ‘이별의 부산정거장’ 색소폰 연주와 ‘여백’, 김희재 ‘돌리도’와 ‘꽃을 든 남자’, 김호중의 ‘태클을 걸지마’, 장민호의 ‘남자라는 이유로’ ‘상사화’ 등 톱 7의 단독 공연이 연이어 이어졌다. ‘거리 두기’와 ‘마스크 쓰기’ 등 철저한 방역으로 이뤄지는 콘서트인 만큼 팬들을 향한 트롯맨들의 당부도 이어졌다.

수준급 색소폰 연주에 이어 숨 고르지 않고도 시원하게 노래를 불러 감탄사를 절로 자아내게 한 정동원은 “큰 무대에서 많은 분들을 만난 게 처음이라 떨리긴 한데 많이 와주셔서 기쁘고 행복하다”며 “답답하더라도 마스크는 끝까지 써달라”고 말하는가 하면, 보석이 잔뜩 달린 초록색 의상에 댄서들과의 격한 춤에도 호흡 한번 흔들리지 않고 리듬을 갖고 놀며 ‘명불허전 희욘세’를 다시금 과시한 김희재는 “여러분을 위해 정말 열심히 콘서트 준비했으니 함성은 자제하더라도 박수 쳐 주시면 고맙겠다. 신나는 공연 즐기다 가시기 바란다”고 말을 이었다. 노래 뒤 손을 번쩍 위로 들어 올리며 감격을 표현한 장민호는 “여러모로 맘 편히 즐길 수 없는 상황인데도 찾아줘서 감사하다. 손톱만큼의 아쉬움도 남지 않게 하얗게 불태우겠다”면서 “마스크 착용 부탁드리고 함성 대신 큰 박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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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준결승 화제 무대’로 꼽힌 강태관과 김희재의 듀엣에 이어 류지광 김호중 듀엣, 남승민의 ‘여자의 일생’ 솔로곡에 중간에 김수찬과 영탁이 합류하며 ‘사형제’ 당시 모습을 연출했다. 사형제 멤버인 안성훈이 이번 콘서트에 불참했기에 ‘삼형제’ 뿐이었지만 그때보다 훨씬 더 업그레이드 된 실력으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파란색 한복 자수풍 실크 정장에 부채춤을 추며 ‘부초같은 인생’ ‘뿐이고’ 등을 열창했다. 무대를 폭넓게 쓰며 동서남북 사방에서 팬들이 얼굴 한 번 더 볼수 있게 동선을 잡았다.

이날 단독 무대는 진(眞) 임영웅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함성을 자제해야 하지만 저절로 터져 나올 것 같은 탄성을 막기 힘들었던 ‘일편단심 민들레’를 비롯해 ‘사랑이 이런 건가요’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배신자’ 등에 미스터트롯 경연곡 대부분을 소화했다. 나올 때마다 경연 당시와 거의 비슷한 콘셉트의 의상에 반깐, 완깐 등 헤어스타일로도 계속 변화를 줬다. 정장만 선보이다 황윤성과의 ‘데스파시토’ 듀엣 무대에선 검은색 베트멍 티셔츠에 찢어진 블랙진, 체인 허리띠와 선글라스 등으로 멋을 내 특유의 ‘잔망미’도 함께 선보였다. 선정적인 가사 때문에 심의 우려로 방송되지 못했던 ‘데스파시토’는 붉은 티셔츠로 정열을 표현한 황윤성과 끝까지 호흡을 맞추며 여느 아이돌 못지않은 무대를 선보였다. 라틴 팝 가수 못지않은 리듬감의 머리 쓸기와 허리 돌리기 춤 등이 어우러지면서 열기는 한층 후끈해졌다. 방역 문제만 아니었으면 당장 일어나 같이 소리지르며 춤을 추고 싶었다는 70대 어르신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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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이 무대에서 서서 웃기만 해도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제1대 진 임, 영웅입니다”라는 소리에 박수 데시벨은 더욱 가속도를 붙였다. “여러분을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이 무대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진 되고 광고도 많이 찍고 예능도 많이 나오면서 경험을 정말 많이 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가장 행복한 일은 여러분과 이야기하고 노래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무대에서 만나 볼 수 있도록 건강하셔야죠! 마스크 잘 쓰고 계시죠? 소독제 쓰시고, 거리두기도 잘하고 계시죠?” 이미 임영웅은 심리적 조련사였다. 팬들의 마음을 쥐었다 펴락하는 그의 넉살 넘치는 말솜씨는 행사 현장서, 또 각종 방송에서 단련된 감각이 에너지로 바뀌어 팬을 흔들었다. 무엇보다도 모든 것에 진심인 임영웅에게 팬의 마음이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뒤를 이은 건 경연 당시 조명에 더할 나위 없이 반짝였던 의상을 다시 차려입은 장민호의 ‘역쩐인생’ 무대. 홀로그램 진주빛 반짝이가 잔뜩 달린 긴 코트에 입기만 해도 땀이 쏟아질 것 같은데 그는 특유의 ‘사슴눈’을 잃지 않으며 웃음으로 팬을 이끌었다. 인생 역전을 맛본 그의 눈매엔 과장됨이 없었고, ‘(팬들이) 끼어 죽고 싶다’던 눈 주름은 한결 여유롭게 춤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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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찐이야’를 연달아 부른 ‘탁마에스트로’ 영탁은 “니가 왜 체조경기장에서 나와~”라며 우스개로 운을 뗀 뒤 “제가 항상 하는 말이 있는데 ‘언젠가 모두 만나게 됩니다’라는 것이다. 어려움이 있어도 다 만나게 되는 거 같다”며 감격했다. 그는 “소리 말고 박수!”를 연호하면서 “아이고 기분 너무 좋다”고 활짝 웃어 보이며 함께 따라 소리치고 싶은 팬들의 콧잔등을 설렘으로 간질거리게 했다. ‘막걸리 한잔’에서 첫 소절은 그야말로 앰프를 찢어버릴 듯 넘치는 에너지 그 자체였다.

김수찬, 황윤성의 솔로 무대와 ‘트롯신사단’ ‘뽕다발’ ‘사륜구동(미스터 붐박스 대신 김경민)’ 등 팀 무대를 비롯해 미스터트롯 경연 중 굉장한 화제를 모았던 ‘패밀리가 떴다’의 ‘희망가’ 등 메들리가 이어졌다. ‘이 풍진 세상에’가 울려퍼지자 다시 들어도 울컥한 지 글썽이는 이들도 보였다. 마지막 클라이맥스를 부르기 위해 멀리 따로 있는 정동원을 향해 김호중이 양손을 번쩍 들며 응원했고, 박수는 돌림노래처럼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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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사랑사랑’ ‘써니’ 등 ‘사랑의 콜센타’를 통해 보여준 ‘톱 7’의 단합은 그간 이들이 방송을 통해, 혹은 방송을 위해 그 뒤에서 연습으로 흘렸을 땀을 되새기는 무대이기도 했다. “우린 가족이다”라고 말하는 트롯맨들의 이야기처럼 이들은 이미 형제고, 친구고, 가족이었다.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마음을 읽는 듯 같은 동작을 하거나, 자연스러운 어깨동무 등 존재만으로도 버티는 힘이 돼 주는 듯했다.

이어 이어진 이찬원의 단독 무대를 소개하면서 아쉬운 듯 무대 밑으로 내려가지 않더니 “코러스 해주겠다(임영웅)” “색소폰 불러주겠다”(정동원) 그러다 입모아 “소시지주겠다”는 둥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찬원은 ‘열여덟 순이’로 흥을 돋운 뒤 ‘울긴 왜울어’를 부르다 중간에 노래를 멈추더니 “이렇게 좋은 날 만다고(뭐 한다고) 우노”라며 귀여움 넘치는 특유의 사투리 개그로 객석을 뒤집어놓았다. 정통 트로트의 맛을 보여준 묵직한 성량을 재확인 하는 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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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훌쩍 커버린 키 그 이상의 성장을 보여주며 매 순간 감탄을 자아낸 정동원(사랑은 눈물의 씨앗) 성악 발성을 오가며 중간 중간 눈물을 보이는 등 마음으로 부른 김호중(고맙소) 객석과 눈을 자주 마주치며 넘치는 끼로 팬의 마음을 휘어잡은 김희재(나는 남자다) 등 트롯맨들의 솔로 무대도 빼놓을 수 없는 명성 그대로의 공연.

‘고맙소’를 부르면서 “부를 때 마다 울컥한 노래인데 함께 즐겨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입을 뗀 김호중은 “우리 뿐 아니라 미스터트롯 101명 전체의 마음을 담아 정말 어려운 자리 빛내줘서 진심으로 ‘고맙소’”라며 “저희 보면서 힘냈으면 좋겠고, 아쉽다는 생각 안들게, (방역문제로) 함성 대신 신나게 박수 많이 쳐달라”고 부탁했다. 공연 연기로 인한 스케줄변동으로 개인 스케줄이 있는 나태주는 이날 출연을 못한데 이어 8일 1시 공연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이대원 역시 8일 공연에 나오지 않고 김호중은 7일, 8일, 9일 공연에만 출연한다. 출연진 변동 등으로 공연 목록(세트리스트) 역시 매회 조금씩 바뀔 예정이다.

팬들은 트롯맨들의 노래가 끝나기 무섭게 “잘한다”고 감탄을 내뱉었다. 3시간 넘게 이어진 가수들의 열창에 팬들은 상기된 얼굴로 “드디어 소원풀었다” “하얗게 불태운 트롯맨들 덕에 환상적인 밤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남편 챙기고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없이 보내다 20년 만에 와보는 콘서트장이다. 심장이 이리 터질 것 같으니 지금이 내 청춘인 것 같다” “이렇게 내 가수님 실물 영접하게 되다니 믿기지 않는다. 떼창을 못하게 되니 대신 마음으로 수없이 소리질렀다. 끝까지 무사하게 치러지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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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1일 열릴 2020 트롯어워즈 MC를 맡아 MC 데뷔도 하게 된 임영웅은 마지막에 마이크를 다시 잡으며 ‘예비 명 MC’로서의 숨은 끼를 다시 한 번 발산했다. “(방역 문제로 함성 자제여서) 목소리가 안 들려서 그냥 갈까 했는데 헤어지지 말고 밤새 노래해야 될까봐요”라고 너스레를 떨더니 “이러고 싶지만 함께 할 날이 많으니 마무리할게요. 즐거웠으면 박수!”로 열띤 박수를 유도했다. “미스터트롯맨 모두 정말 행복한 시간 보내고 있습니다. 겪어보지 못했던 수많은 일에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혼자였으면 힘들었을 이 길이 버텨지는 건 여러분과 친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몇 달 동안 돈도 벌지 못하는데도 오랜 시간 기다려준 스태프에게 큰 박수를, 또 여러분에게 보이지 않는 공연장 밑에서 음악을 맡아준 임현기 음악감독님을 비롯한 밴드 분들께, 그리고 바쁜 일정에 이 콘서트까지 맡아 연출해준 이경아·황성희 작가님한테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바쁘게 살아온 인생길에서 문득 혼자라고 느낄 때, 힘들고 지칠 때 믿고 지켜보며 곁에 있어준 이들에게 보내는 트롯맨들의 감사인사이기도 했다. 마지막은 시작을 여는 또 다른 길. 버텨준 그들에게, 또 버팀목이 되어줄 트롯맨들에게 보내는 팬들의 박수와 찬사는 깊은 밤 별빛처럼 빛나며 하늘로 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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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08/20200808007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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