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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 대신 절제된 정장, 핑크빛 남친룩… 트롯맨은 패션도 眞!

권영구 2020. 2. 25. 11:13

반짝이 대신 절제된 정장, 핑크빛 남친룩… 트롯맨은 패션도 眞!

조선일보
             
입력 2020.02.25 03:00 | 수정 2020.02.25 07:18

[트롯맨 스타일]
타이 없이 회색 정장 입은 임영웅, 원색 셔츠로 귀여움 살린 이찬원, 10㎏ 감량해 핑크 소화한 김호중
젠틀맨 상징인 슈트 변주해… 편견 부순 '미스터트롯' 속 패션

'꿈의 시청률' 30%대에 진입한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은 시각적 충격을 주기에도 충분했다. 기존 트로트 무대에서 보지 못한 화려한 퍼포먼스도 그렇지만, '트로트=반짝이'라는 편견을 부순 세련된 의상도 화제였다. 단정한 정장 핏(fit)에 동네 오빠·옆집 동생 같은 이미지까지 곁들여져 매회 '남친짤(사진)'을 대거 생성하며 2030 시청자들을 끌어모았다.

사진1~4
①노타이 등 꾸밈을 최소화한 회색 정장으로 에이스전 무대에 선 임영웅. ②화사한 새틴 원단을 덧댄 재킷에 백바지, 백구두를 입고 준결승 레전드 미션에 도전한 이찬원. ③정동원을 위해 제작한 1960년대 레트로풍 정장. ④찰랑이는 술로 단조로운 슈트에 화려함을 더한 김희재. /TV조선
'미스터트롯' 의상부터 헤어·메이크업 등을 책임진 정대규 스타일 디렉터는 "기획 단계부터 '젠틀맨'의 상징인 슈트를 내세웠다"며 "참가자 연령층이 대폭 낮아지고 실력은 물론 외모도 출중해 아이돌 프로그램 하듯 스타일링 범위가 넓어진 것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해군 복무 중인 김희재(23)가 아이돌 못지않게 화려한 의상을 잘 소화해 특히 놀랐단다. 날염이나 프린트 원단 등을 활용해 직접 만든 의상만 150여벌. 300여벌은 빌리거나 구매했다. 정대규 스타일 총괄 디렉터를 필두로 본선 경연에 투입된 의상팀과 헤어메이크업 등 팀원만 20여명이 넘는다. 정대규 디렉터와 패션 컨설팅사인 트렌드이슈폴리시 신류진 대표, 의류 브랜드 웰메이드 김지연 수석디자이너와 함께 스타일 변화가 유독 눈에 띄는 '트롯맨'을 꼽았다.

◇절제된 정장핏… 의상도 "영웅이네"

풍부한 감성과 감미로운 음색으로 사랑받는 임영웅(29)은 또렷한 발음에 완급 조절에 능한 감수성으로 트로트를 한결 고급스럽게 승화시켰다. 무대 의상도 그를 닮았다. 본선 3차 에이스전에서 선보인 '어느 60대 노부부…' 무대에선 넥타이 없이 흰 셔츠에 회색 체크 정장으로 장식을 최소화했다. 정대규 디렉터는 "시청자들이 좀 더 그의 노래에 집중할 수 있게 몸에 감기는 슈트핏에 무게를 뒀다"고 했다. 182㎝ 호리호리한 체격에 얼굴이 작고 팔다리가 길어 누구보다 슈트가 잘 어울린다. 웰메이드가 진행한 '미스터트롯 포토제닉 이벤트'에서 진(眞)을 차지했다. 중후한 느낌의 '깐머리'(이마를 보이는 것) 대신 '덮머리'(앞머리로 이마를 가리는 것)를 하고 맨투맨 티셔츠를 입으면 영락없는 대학생. 영탁과 함께 '남친룩(look)'의 정석으로 평가받는다.

◇'깨물하트 귀요미'로 진화한 찬또배기

바짓단도 내려줘야 하고, 셔츠 소매도 접어줘야 할 것 같은 '손 많이 가는 남자' 이찬원(24)은 미스터트롯에 나와 패션이 가장 많이 진화한 경우다. 딱 봐도 남의 옷 같은 벙벙한 옷차림은 막걸리 한 주전자 거나하게 걸친 큰아버지 저리 가라! 남동생 옷을 빌려 입고는 '형아가 옷이 없는 걸ㅜㅜ'이라 적은 소셜미디어 대화 내용이 알려지면서, 2030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진또배기' 예선 당시 대기실에서 '얼쑤'만 100번 넘게 반복한 이 연습벌레는 다이어트도 독하게 해냈다. 정대규 디렉터는 "프로그램 진행하면서 몸무게가 10㎏ 넘게 빠졌다는데 그 덕에 슬림한 슈트핏이 완성됐다"면서 "밝고 귀여운 외모여서 블루와 옐로 등 원색으로 포인트를 줘 장점을 부각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고 했다. 본선 3차 팀전에선 아이돌 전매특허인 '뿌잉뿌잉'과 '꽃받침' '깨물하트' 등 애교 3종 세트를 선사해 다량의 '남친짤'을 선사했다. 트렌드이슈폴리시 신류진 대표는 "성실한 신입 사원 느낌이 강해서 다양한 색상의 티셔츠에 면바지, 데님 혹은 울팬츠 등을 곁들인 아이비리그룩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했다.

◇10㎏ 감량한 김호중의 남성미와 소녀미

살이 많이 빠진 김호중의 변신!
살이 많이 빠진 김호중의 변신! 준결승 레전드 미션을 위해 소화한 분홍 슈트에 분홍 셔츠는 이번 봄, 멋좀 내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하는 의상이다. /TV조선
성악가 출신으로 호방한 체격인 '트바로티' 김호중(29) 역시 프로그램을 하면서 10㎏ 넘게 살이 빠졌다. 한결 날렵해진 턱선과 쌍꺼풀진 서글서글한 눈매가 돋보인다. 정대규 스타일 디렉터는 "클래식 특성상 짙은 색 슈트 위주로만 입었다는데, 컬러풀한 슈트로 그간 딱딱한 이미지를 벗게 했다"면서 "레전드 미션 예고 장면서 선보인 분홍 슈트의 사랑스러운 이미지도 잘 소화해 뿌듯했다"고 말했다. 팀미션 '패밀리가 떴다'에서 정동원의 '엄마'로 불린 것도 그의 섬세한 성격을 반영한다. 낮은 점수를 받은 뒤 동료에게 미안해 얼굴도 못 보던 여린 마음이 밝은 파스텔톤 의상으로 재해석돼, 과거 '어둠의 아이'에서 '천상의 목소리 김호중'으로 탈바꿈한 그를 화사하게 빛냈다.


[넥타이 대신 브로치 하나면, 당신도 트롯맨]

'트롯맨 스타일'은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단정한 슈트에 장식으로 변화를 주는 게 핵심이다.

'트롯 신사단'에서 '킹스맨'의 완벽한 슈트 스타일을 선보인 장민호의 경우 턱시도 느낌의 베스트 디자인으로 변화를 줬다. 정대규 디렉터는 "이찬원이 선보인 컬러감 있는 셔츠나 광택 있는 셔츠 같은 작은 변화로 패션에 힘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올해의 컬러로 꼽히는 블루나 네오민트(하늘색과 연두색 사이 다양한 컬러) 셔츠를 선택하면 멋스럽다. 정동원의 노란색 정장처럼 지난해부터 유행한 레트로풍의 의상을 시도하 면 시선 집중.

평범한 슈트라도 액세서리로 다양하게 변주하면 좋다. 정 디렉터는 "기본 셔츠에 화려한 단추로 포인트를 주거나 셔츠 칼라에 새틴 원단을 덧대면 파티나 각종 모임 의상으로 좋다"며 "셔츠에 타이를 고집하기보다는, 101인 예선 당시 김호중이나 본선 3차 영탁의 '사형제' 팀이 목 부위에 장식한 브로치로 변화를 주는 것도 세련돼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25/202002250014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