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세계 경제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중국 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세계 경제 위기가 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로 현실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 기업과 투자가 입장에서는 주목해야 할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큰 변곡점에 있는 중국 경제에 어떤 투자 기회가 있는지, 그리고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가치사슬의 변화에 따른 한국 기업의 리스크와 그 대응 반응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1978년 개혁개방을 시작한 후 40년이 지난 현재, 중국은 세계 G2 국가로 우뚝 섰다. 중국은 2001년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을 계기로 외국 자본과 국제 시장, 값싼 노동력을 활용한 가공 무역으로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오늘의 발전에 이르렀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 특유의 국가 자본주의의 발전 모델에 제동을 걸기 시작하면서 중국은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 비록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이 큰 내수 시장을 가지고 있지만, 이 역시 막대한 외수에서 유발된 내수가 대부분이기에 외수가 죽으면 내수의 절반은 소멸한다. 사실상 국제무역 가치사슬에 연계되지 않는 한 중국 경제의 미래에 남은 것은 먹구름뿐이다. 분명 중국은 정치, 경제에 있어서 중대한 기로에 서 있고, 역사는 2020년을 하나의 큰 변곡점의 해로 기억할 것이다. 사실 중국은 2016년부터 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나서 건실한 경제 성장을 이뤄보고자 계속해서 부채 축소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되고 미국의 관세 부과로 중국 경제가 실질적으로 타격을 입기 시작하자 방향을 급선회해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 완화로 무너져가는 경제를 일으키려 했고, 2018년에는 가까스로 6.6%이 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국유 기업의 위치를 강화하는 동시에 4차 산업 중심의 신흥 산업을 육성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2020년에는 미중 무역 전쟁에 따른 관세 폭탄을 막고, 쓰러져가는 중국 경제를 연착륙시키기 위해 완화된 통화 정책과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펼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중국 경제의 리스크는 미중 무역 전쟁과 같은 외부 요인이 아니라 중국 정치 개혁의 부재에서 비롯된 내부 요인이 더욱 큰 문제다. 특히 빈부 격차를 가속화시키는 호구 제도, 국진민퇴 전략, 토지 수용, 법치 부재 및 국유 기업의 부패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중국 경제는 단기적으로는 극복 가능하나 장기적, 지속적으로는 발전하기 힘들다. 미중 무역 전쟁은 본질적으로 기술 패권 전쟁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 제조 2025' 정책을 통해 중국 정부가 국유 기업에 대해 부당하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외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한 무역 관행 WTO의 기준을 어긴 채 미래 산업을 석권하려 한다고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제도 2025'는 시진핑 정부의 핵심 미래 산업 육성 정책으로, 2025년까지 의료, 바이오, 로봇, 통신장비, 항공우주, 반도체 등 열 개의 첨단 제조업 분야를 육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에 돌입해 왔다. 그러나 미중 무역 전쟁이 발발하자 2019년 양회에서는 '중국 제조 2025'에 대한 언급을 피함으로써 미국에 도전한다는 인상을 불식시키고자 했고, 대신 '스마트제조+'라는 표현을 사용해 신흥 전략 산업과 첨단 제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빅데이터, AI, 신흥 정보기술, 최첨단 장비 제조, 바이오와 의약, 신에너지 자동차, 신 재료 등의 산업을 발전시키고 디지털 경제와 플랫폼, 공유경제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과 산업 융합 전략을 구사하여 중소기업의 비용을 20% 절감시키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중국이 전략적 신흥 산업 육성을 통한 경제 구조 조정에 성공할 경우 2030년에는 총 1경 7.000조 원 규모의 GDP를 달성함으로써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이 된다. 이는 미래 전략적 신흥 산업 약 6.700조 원, 서비스 업 약 6.000조 원, 첨단제조업 약 5.000조 원으로 구성된다. 첨단 제조업은 항공기, 철강 장비, 핵 장비, 특압 송전장치, 고기술 선박과 첨단 해양 장비 등 5대 산업을 포함한다. 실제로 중국 내 전략적 신흥 산업 성장률은 대부분 20% 이상으로, 전망이 매우 밝다. 반면 방직업, 제지업, 인쇄업, 비닐제조, 전자설비 등의 노동 밀집형 산업 대부분은 미중 무역 전쟁으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투자할 경우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중국은 2019년 상반기에 전자설비 산업 분야의 수출이 약 4조 원 감소했지만 베트남은 오히려 약 5조 원 증가했다. 베트남의 수출 증가가 중국 대체효과로 나타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의류복장, 가죽산업, 목재가공, 가구제조 등의 산업도 비슷하다. 그러나 금속제조, 일반기계, 전용설비, 교통설비, 전기기계 등의 산업은 큰 변화가 없었다. 이는 중국이 이 영역에서 다른 국가들이 대체할 수 없는 경쟁력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