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독서MBA 뉴스레터 141]나는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면서 인생을 배웠다 ...그의 제안서를 본 은행 담당자는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권영구 2020. 1. 9. 12:12


버지니아의 한 농부가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몇 년째 이어진 가뭄으로 인해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 시장 상황도 나빴다. 그는 자기 힘으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 서인도제도의 '네비스'라는 섬에 내렸다. 네비스 섬은 그가 처한 인생만이나 처참한 몰골이었다. 그 섬은 한때 사탕수수, 바나나, 코코아 같은 작물이 재배되고 있었지만 농장주들의 파산으로 광활한 잡초더미가 되었다. 그는 이 섬에 오기 전부터 아이디어 하나를 떠올리고 있었다. 바로 이곳에서 자신의 특기를 살려 최고 품질의 면화를 재배하는 것이었다. 그의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았다.

미국 해군은 밤낮으로 바닷물을 가까이 하면서 지내기 때문에 특별한 옷감으로 제작된 군복을 입는다. 이 옷감은 최고 품질의 면화인 장섬유 해도면으로 만들어진다. 장섬유는 매우 길고 가늘게 이어진 섬유를 말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품질이 좋은 해도면은 서인도제도가 원산지로 이곳의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자라는 특산품이다. 해도면은 미국의 사우스캐롤라이나, 조지아, 플로리다 주의 해안지역에서 독점 생산되어 해군에 납품되고 있었지만 품질이 불량해서 병사들의 불만이 높았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서인도제도의 해도면이 그의 손에 의해 네비스 섬에서 생산되고 품질이 보장된다면, 미국 해군이라는 막대한 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판매될 것이라 확신했다.

이 사업이 자신의 운명을 구해줄 수 있다고 확신한 그는, 광활한 황무지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은행을 찾아가 자신이 매입하겠다고 제안하며 구체적인 계획서를 제출했다. 그의 제안서를 본 은행 담당자는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왜냐하면 그가 농장 매입자금을 '후불'이라고 적었기 때문이다. 그는 퇴짜를 맞았지만 집요하게 담당자를 설득하여 제안서가 본점의 최종 결정권자에게 전달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로부터 3개월 뒤, 그의 사업계획서를 면밀히 살펴본 은행 측은 그의 사업 계획이 전망이 있다고 판단하고, 계약금 하나 없이 땅을 사용하되 금액은 장기로 상환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주었다. 그는 뒤이어 원주민들을 찾아가 농장에서 일해주면 연말에 해도면을 팔아 지불하겠다고 약속했다. 일자리가 절박했던 그들은 즉각 동의했다.

뒤이어 그는 버지니아 농업청에 사업계획서를 발송했다. 방대한 규모의 시험 재배를 할 수 있는 목화씨를 지원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의 제안은 즉시 받아들여져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시험 재배는 대성공이었다. 그때 이미 그의 운명은 정해졌다. 그는 사실상 네비스 섬 전체를 소유한 부자가 되었다. 또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주민들, 가만히 놔두었으면 대출금을 허공에 날릴 뻔한 은행, 나아가 품질이 낮은 제품 때문에 불만이 높았던 미국 해군도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가만히 앉아서 걱정만 일삼는 일상에서 과감히 탈출해서 자기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에 도전장을 던졌던 용기가 여러 사람에게 이익을 가져다준 놀라운 성취로 이어졌다. 누구나 어려움이 닥치면 당황한 나머지 끝도 없는 걱정의 늪에 빠지거나 그 때문에 심각한 실수를 저지른다. 그러다가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문제를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 경우가 많다. 생각을 조금만 달리하면 답은 반드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