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망천’이라는 말이 있다. ‘이혼하면 부천가고 망하면 인천간다’라는 표현이다. 이 문장 때문에 인천 아이들의 자존감이 급격히 낮아졌다. 그런 가운데 어려운 광고를 맡았다. 인천시 교육청의 ‘슬로건’ 개발이었다. 어떤 글로 아이들의 자존감을 살려줄 수 있을까? ‘말이 씨가 된다’라는 말처럼 우리에겐 그 씨앗이 필요했다. ‘망천’이 줄임말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역이용하기로 했다. 아이들의 자존감을 살려주는 더 훌륭한 줄임말로 역공을 펼치자는 전략이었다. 그렇게 나온 카피가 ‘인재들의 천국’이다. 지리적으로 인천은 정말 멀다. 발표 전 날 교육청 근처서 하룻밤을 자고 오전 일찍 교육청으로 갔다. 우리의 아이디어에 교육청 분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기대 반, 두려움 반이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그동안 준비한 아이디어를 토해냈다. 발표가 끝난 후 과장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대표님, 사실은 교육청 모든 직원들이 빅아이디어를 반대했었어요. 서울에도 광고회사가 많은데 왜 굳이 대구 업체에 일을 주냐고요. 그런데 이 광고로 우리 교육청의 문제가 한 번에 해결되어버렸네요.” 사실, 과장님께서 말씀 하시지 않아도 저희 팀은 눈치 채고 있었다. ‘서울에도 광고회사가 많은데 왜 굳이 대구 기업에 일을 맡기지?’ ‘지방 기업’이라는 선입견이 분명히 있을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
모든 직원이 저희를 반대할 때 빅아이디어를 믿어주신 한 장학사님이 계셨다. ‘수현아 수학에 숨지마’라는 광고를 보고 강력하게 저희를 밀어붙여주셨다. 발표가 끝난 후 사무실 모든 직원분들이 박수를 치셨다.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얼얼했다. 하지만 광고를 하면서 받은 가장 행복한 박수였다. 이 광고는 내년부터 인천의 모든 지역에 노출된다. 이제 인천의 아이들은 ‘이부망천’을 잊고 ‘인재의 천국’을 기억해줬으면 한다. 지금은 아닐지라도 코카콜라 광고처럼 세뇌되길 바란다. 이 씨앗을 마음에 품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그렇게 자존감을 회복해 씩씩하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되길 바란다. 씨앗을 선물했으니 잘 키우는 건 인천시 교육청의 몫다. 그리고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우리의 아이디어가 구렸을 때 직장 생활에 큰 곤란을 겪을 뻔 했던 장학사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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