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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원로들 "文대통령, 국민뜻 무시한 어리석은 선택"

권영구 2019. 9. 10. 11:16

정치원로들 "文대통령, 국민뜻 무시한 어리석은 선택"

              

입력 2019.09.10 03:00

[조국 임명 후폭풍]
"조국 임명은 조기 레임덕의 씨앗"
박관용 "대통령, 후과 감당해야"
윤여준 "촛불정권 정통성 흔들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여야 정치 원로들은 본지 통화에서 "'촛불'로 집권한 정권이 '공정과 정의'를 외치는 민심에 맞서다간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조 장관 임명이 정권의 '조기 레임덕'과 극심한 '국론 분열'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대통령 권위가 무너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강행한 것 같은데 아주 어리석은 생각"이라며 "이번엔 국민 다수가 조 장관을 반대했고 문 대통령은 그 여론과 야당의 입장을 존중했어야 하는데, '당신들 마음대로 될 줄 알았느냐'는 식으로 임명하는 태도는 국민 무시"라고 했다. 이어 "국민 여론을 모른 척하고 행사한 대통령 권한의 후과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임명 소식을 들으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막막한 심정"이라며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로 집권한 문재인 대통령이 스스로 그 가치를 어그러뜨리면서 많은 국민이 배신감과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정 전 의장은 "정치·경제·외교가 총체적 난국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조 장관 임명으로 국가 내 불신·분열·혼란이 극에 달했다"며 "앞으로 우리가 치러야 할 비용은 훨씬 클 것이고, 국민 화합과 통합, 소통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했다.

한 전직 국무총리는 "문 대통령이나 조 장관이나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앞으로 무슨 일을 당하려고 저러는지 모르겠다. 조 장관 임명은 대단히 위험천만한 결정"이라고 했다. 그는 "2016년 겨울 촛불 집회 때 민주노총만 거기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며 "당시 박근혜 정권에 분노해 촛불을 들었던 중산층, 청년, 학생들을 이 정권이 모두 적으로 돌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5년 임기 정권이 이렇게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력을 소모시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라고 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조 장관 자신이 불법에 연루되거나 도덕적으로 큰 상처를 입은 상황에서 '촛불'이라는 이 정권의 정통성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정부는 이제 본격적인 시련기에 들어갔다"고 했다. 윤 전 장관은 "사모펀드 분야 전문가들은 '조 장관이 모면하기 어려운 증거가 나올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라며 "만일 그런 수사 결과들이 나온다면 조 장관도 그냥 버티 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찬종 변호사는 "조 장관은 아내는 구속 위기에 있고 사모펀드 관련자들도 구속영장 청구가 2명이나 돼 있다. 수사의 칼끝이 조 장관을 향하고 있는데 이런 순간에 대통령이 임명을 했다"며 "검찰에서 중요 피의자로 수사 중인 사람을 그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 것은 문명 세계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10/201909100020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