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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나에게 가장 소중한 분들’
오늘도 이 제목을 써 놓고 이름을 적어 본다. 아내 김혜린, 친구 이기열…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순식간에 파노라마처럼 떠올라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름을 적어야만 했다. 병간호로, 경제문제로, 헌혈로, 혈소판으로 도움을 준 그 많은 분들! 그분들이 있었기에 오늘 내가 살아 있을 수 있었다. 내가 사는 삶이냐, 남을 살리는 삶이냐, 우리는 매 순간 이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할 것이다.
오래전 나는 남들을 살리는 삶보다는 내가 사는 삶에 너무 치우친 나머지 죽음의 턱밑에까지 이르러 있었다. 그러나 나는 죽음 직전의 절망에서 새로운 눈을 뜨기 시작했다. 진정한 사랑의 눈을. 아스팔트에 처량하게 피어 있는 꽃이 많은 사람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어주듯, 그 절망의 아스팔트 같던 내 삶일망정 타인에게 희망과 용기로서 베풀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만난 사람들이 노숙자, 장애인, 무의탁 노인들이었다. 그 덕분에 잃으면서 얻는 인생을 맛보았다.
안 된다, 어렵다, 다시는 이런 말 하지 말자고 스스로 맹세했다. 길가의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도 쓸모가 있다는데, 내게도 내가 아니면 안 될 그 어떤 일이 있으리라 마음먹으며 남몰래 눈물을 훔쳤다. 소유의 삶이 존재의 삶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날아가는 새가 뒤를 돌아보지 아니하듯 이제 앞을 보기로 한 것이다. 수년 전 병실 13층에서 길거리를 내려다보며 ‘살아 돌아가 길거리 포장마차라도 할 수 있는 건강만 주어진다면…’ 하고 기도하던 그때를 생각하면, 글을 쓰는 이 시간 나는 무척 행복하다. 살아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오늘이 있기까지 한시도 내 곁을 떠나지 않았던 아내, 그리고 병실에 있을 때와 중간에 퇴원했을 때 행여 자기 수두가 옮을까 봐 나를 피해 다녔던 속 깊은 큰아들 의진이, 편지를 써주며 눈물 흘린 효진이, 너 죽으면 나 눈 못 감는다던 어머님, 큰 도움을 주신 형님과 누나, 동생들… 한없이 고마울 따름이다. 더욱이 혈소판까지 자원해주신 KAIST 한인구 지도교수님을 비롯한 KAIST 교수님들과 학생들, 서일대 제자들, 전 직장인 한전 동료 분들, 김의경 목사님과 박민순 전도사님, 기도해주신 집 근처 수녀님, 여의도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님, 영락교회 장로님들, 김충기 목사님, 박요한 목사님, 말씀으로 용기를 주신 극동방송과 기독교방송 관계자분들, 김삼한·이동헌·이준원·정서영 목사님, 부용사의 주지스님, 가톨릭대학 교수님들, 여의도 성모병원 간호사님들, 병원 기둥을 붙잡고 울며 기도해주신 청와대 주대준 님… 이분들 역시 한없이 고마운 분들이다. 더불어 끝까지 도움을 주신 백제약국의 김선규 선생님, 유장수 선생님, 고려대 조무성 교수, 미국에 있을 때부터 도움을 주신 에드워드·원종수 박사, 원종옥 선생님, 일본에서 일부러 병원까지 찾아주신 일본의 사토 씨와 그 가족들, 항상 관심을 가져주신 서울대 황의용 교수님, 양해술 교수님, 대학 동료 교수님들, 전인석 아나운서, 윤은기 박사님에게도 감사를 드리고 싶다.
나눔은 배려고 희망은 설렘이다.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나누고 배려하면서 설렘으로 다가오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되기를 소망한다.
2015년 늦가을에... 정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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