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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 "김일성 경기장 분위기 살벌..휩쓸렸다"

권영구 2011. 11. 16. 10:52

日 언론 "김일성 경기장 분위기 살벌…휩쓸렸다"

스포츠서울 | 유성현 | 입력 2011.11.16 08:48 | 수정 2011.11.16 10:33 |

 



▲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고 있는 북한 응원단.

[스포츠서울닷컴ㅣ유성현 기자] 일본 언론이 22년 만의 평양 맞대결에서 북한에 패한 원인을 '살벌한 원정 분위기'로 꼽았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닛폰'은 "자케로니 재팬의 불패 신화가 무너졌다"고 이날 경기를 요약하면서 "22년 만에 또다시 평양 맞대결에서 패했다. 150명에 불과한 일본 팬들의 응원은 주위를 둘러싼 5만 관중들의 야유에 묻혀버렸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 매체는 "경기장 분위기는 살벌했다. 가득찬 관중석은 북한을 상징하는 붉은색으로 새빨갛게 물들었고, '조선 이겨라'라는 카드 섹션도 거대했다. 일본은 원정 분위기에 휩쓸렸다"며 북한 원정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 점을 패배의 원인으로 꼽았다.

경기를 치른 감독과 선수들도 북한의 '전투 축구'에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일본 대표팀의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어려웠던 경기였다. 북한은 많은 경고를 각오한 듯 우리 팀을 괴롭혔다. 탈락이 확정됐지만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경기했다. 완전히 페어 플레이를 포기했다"며 북한의 거친 플레이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에 나섰던 나카무라 켄고도 살벌한 분위기에 혀를 내둘렀다. 그는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정말 대단한 분위기였다. 솔직히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었던 원정 경기였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날 일본은 15일 오후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C조 5차전 경기에서 후반 4분 박남철에게 헤딩 결승골을 허용해 북한에 0-1로 패했다. 이미 최종예선 진출은 확정한 상황이었지만 이날 패배(3승1무1패·승점 10)로 우즈베키스탄(4승1무·승점 13)에 선두를 내주며 C조 2위로 내려앉았다. 일본은 이날 패배로 자케로니 감독 부임 이후 이어오던 16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마감했다.

yshalex@med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