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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팀의 남아공월드컵 결산 ①] 한국만의 그 무엇을 찾다

권영구 2010. 6. 28. 09:09

[허정무팀의 남아공월드컵 결산 ①] 한국만의 그 무엇을 찾다

일간스포츠 | 최원창 | 입력 2010.06.28 08:01

 


[일간스포츠 최원창] 허정무팀은 매서운 겨울 바람이 몰아치던 2008년 1월26일 파주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기치로 첫 훈련을 시작했다. 2년의 시간이 흐른 뒤 허정무팀은 비가 내리던 남아공 포트 엘리자베스에서 우루과이에게 1-2로 패하며 마지막 일정을 마쳤다.

 
880일간의 대장정은 이렇게 마감했다. 목표로 세웠던 사상 첫 16강을 이뤄냈다. 하지만 한국 축구 어깨 위에는 묵직한 새로운 숙제가 얹혔다. 4년 후 브라질월드컵을 위해서는 더 단단해져야 한다. 일간스포츠는 3회에 걸쳐 허정무팀의 남아공월드컵을 결산한다. 편집자 주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느냐'는 질문마다 박지성(29·맨유)은 '한국만의 그 무엇을 보여준다면∼'이라고 답한다. 한국축구는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만의 그 무엇'을 찾았다. 강한 체력과 투지와 근성만을 강조하던 한국축구는 세련미와 더불어 경험을 더했다.

'쌍용' 이청용(22·볼턴)과 기성용(21·셀틱)이 보여준 테크닉은 세계 무대에서도 통했다. '양박' 박지성(29·맨유)과 박주영(25·모나코)이 하모니를 이루는 창조적인 공격 패턴은 과거 단조롭던 한국 축구에서 벗어나 무지개처럼 다양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축구는 4경기에서 6골(경기당 1.5골)을 터뜨렸다. 7경기에서 8골(경기당 1.14골)을 넣은 2002년 월드컵 때보다 향상된 공격력이었다. 게다가 2년여간 꾸준히 훈련해온 세트피스는 32개국 중에서도 톱클래스급이었다.

한국은 아르헨티나전을 제외한 3경기에서 경기를 완벽하게 지배했다. 단지 볼점유율만 높았던 것이 아니라 상대 골문까지 볼을 보내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 한국의 4강 신화를 비웃던 이탈리아·스페인 언론 뿐 아니라 브라질·영국 언론들도 한국을 달리 보기 시작했다.

황선홍 부산 아이파크 감독은 "역대 월드컵을 통틀어봐도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축구다운 축구를 했다"며 "한·일월드컵에서 4강에 들었지만 그때보다 더 축구 냄새가 나는 경기를 했다. 패스도 많았고, 만들어가는 플레이도 자주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과거에는 정신적인 면만 강조하고 적극성만 중시하는 축구를 했다면 지금은 진짜 축구를 한다. 과거에는 우루과이 같은 팀을 압도한 적이 없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조금 모자라지만 예전에 비해서는 분명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위계적이며 규율에 의존하던 리더십에도 변화가 있었다. 허정무 감독은 선수들 스스로 춤을 출 수 있도록 흥을 돋웠다. 주장 박지성은 선수들의 눈높이에서 동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허정무팀은 한국만의 균열없는 팀 정신에다 젊은 세대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의 전형을 보여줬다. 비록 남아공월드컵 성적표는 '16'에 멈췄지만 한국 축구가 가야할 길은 분명해졌다.

최원창 기자 [gerrard1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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