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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창업 주의할 점] 물건 팔기 전에 든든한 유통자부터 찾길

권영구 2010. 3. 6. 11:30

[일본 창업 주의할 점] 물건 팔기 전에 든든한 유통자부터 찾길

[중앙일보 2009-3-24]

 
    한국인이 일본에서 창업하는 것은 취업보다 더 어렵다. 오랜 거래 관계와 신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물건을 가져와도 이를 팔아줄 인맥이나 채널을 구축하지 못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맨손으로 일본에 건너와 창업에 성공한 이원기 원기물산 사장의 경험담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그는 “일본에서 창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성”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 있어도 살 사람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곧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적절한 바이어 선정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물건을 유통해 줄 지원자를 찾은 다음 비로소 장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공급 채널 구축과 함께 아이템 선정도 중요하다. 팔리는 물건을 제공해야 시장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무턱대고 출자해 동업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 시장을 직접 충분히 이해하지 않는 한 남의 말만 듣고 사업을 시작하면 실패하기 쉽다. 이 사장은 “물건을 들여올 때 이미 절반 이상은 팔고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작정 가져와도 팔리지 않으면 보관·운송 등 물류 비용이 불어나 원금도 못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절반은 판매할 재고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일본은 1억2700만 명에 이르는 국민 상당수가 구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번 팔리기 시작하면 그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이 사장은 “물건이 잘 팔리기 시작해 수요가 있으면 적절히 공급해 줘야 그 다음 단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창업한 뒤 사람을 채용할 때 필요한 지식도 알아두면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취업 비자는 회사가 사람을 채용하는 이유와 구직자가 회사에 들어가는 이유가 합당해야 한다. 취업 비자에는 ‘인문지식국제업무’와 ‘엔지니어’ 두 종류가 있다. 인문지식국제업무는 한마디로 사무관리직으로 통역·번역·국제사무 등의 업무를 한다. 엔지니어는 기술자·컴퓨터·IT·선반 등의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받을 수 있다.

    이 사장은 일본으로 수입할 때는 컨테이너 단위로 들여와야 훨씬 경제적이란 점도 강조했다. “처음엔 손해 볼 생각을 하고 거래 실적과 신뢰를 쌓아야 장기적으로 잘 풀린다”라며 일본에서의 상거래는 장기적 안목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 이 사장의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