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 탄압과 언론 왜곡
요즘 신문이나 방송, 인터넷을 보면 그 어느 때보다도 언론의 자유를 넘치도록 누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하고 싶은 말이나 주장을 정권의 눈치를 보아가며 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일제시대에 김교신이 성서조선에 '조와'(개구리의 죽음을 슬퍼한다)는 글을 써서 핍박을 받았다거나, 박통 때 '오적'을 써서 구속수감고문을 당한 김지하 시인의 그 글을 지금 읽어보면, 어떻게 이 정도의 글이 문제가 되었을까, 당시의 숨막히는 사회상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추석 연휴라 한 3일 정도 인터넷이며 텔레비전을 끊고 살았습니다. 아니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을 전혀 안 한 것은 아니고, 세상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의식적으로 보고 듣지 않았다고나 할까....
세상 시끄러운 소식을 보고 듣지 않아도 조금도 답답하거나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지고 맑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보고 듣는 것만 줄이고 가려도 사람이 제 정신을 찾는 것이구나 싶었습니다.
과거에는 글이나 말을 못하게 해서 언론을 탄압했다면, 요즘에는 말을 많이 하게 해서 진짜 중요한 말을 그 속에 묻혀버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전에는 정권이 언론을 탄압했다면, 지금은 자본과 상업주의가 언론을 왜곡시키는 시대입니다. 진짜처럼 보이는 너무나 많은 거짓글들이 우리의 판단을 심하게 왜곡시키면서 진짜 중요한 말과 글을 가려낼 판단력을 마비시켜버린 것 같습니다.
별 다른 대책이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가능한 안 보고, 안 듣고, 그냥 모르고 살려고 애를 쓰는 수 밖에는요. 2008.9.16 ⓒ최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