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성님(tsmoon1@hanmail.net)께서 권영구 대표님께 드리는 향기메일입니다.
쓸데없음의 쓸모
리히텐슈타인에서 돌아온 친구가 불쑥 무언가를 내민다 뭐야? 모르겠어 햇빛에
반짝이는 게 예쁘잖아 너 주려고, 성당 유리창의 빛을 모아 만든 거야
한쪽 끝이 날카로운 브로치, 쓸모를 위해 만든 물건은 아니었다 머리에 꽂았다가
무거워서 내려놓았다 나풀거리는 블라우스에 달아도 툭 떨어져 버렸다 꼭 쓸모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잖아?
내게 딱인 선물이다 일만 한다고 늘 핀잔을 들으며 살았다 제대로 주인을
찾아왔구나 물건의 쓸모를 찾아주는 것도 내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려는 몰두, 오늘의 쓸모가 된다
- 정선희, 시 ‘쓸데없음의 쓸모’
쓸모 있는 사람이 되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나의 쓸모를 생각하다 쓸쓸해지곤 합니다.
그러나 어디선가 나를 쓸모로 하고, 어디엔가 쓸모가 될 때가 있습니다.
반드시 쓸모가 있어야 한다는 강박을 나에게 주입 시킬 이유는 없습니다.
무엇엔가 집중하고 충실할 때
어느새 나는 쓸모 있는 사람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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