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문화 세계유산 등재 의미..韓·中·日 김치전쟁서 승리
국민일보 입력 2013.12.05 21:02
[쿠키 문화] 5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8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김장문화'가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됨으로써 한국 김장문화의 고유성과 독창성을 세계에 자랑하게 됐다.
특히 중국과 일본이 각각 비슷한 재료로 한·중·일 3국의 '김치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김치 종주국이 승리를 거둔 쾌거라고 할만하다.
김장문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3월 30일 '김치와 김장문화'를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해달라는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어 8월 21일 문화재위원회에서 '김치와 김장문화'를 우선 심사대상으로 선정하면서 인류무형유산 등재 작업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15일 유네스코로부터 추가정보 작성 요청을 받은 문화재청은 수정사항을 작성해 올해 1월 14일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다시 제출했다. '김치와 김장문화'를 심사한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심사소위원회인 심사보조기구는 그동안의 심사결과를 바탕으로 지난달 최종 평가회의를 열어 '등재 권고'를 결정했다.
유네스코에서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통해 김치를 상업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이에 문화재청은 김치뿐 아니라 김장문화에 포커스를 맞춰 등재 신청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이번에 '김치'는 빠지고 '김장문화'만 등재된 것은 유네스코의 이 같은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무형유산위원회는 김장문화가 한국의 가족 내에서 자발적으로 전해져 내려왔지만,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시키는 등 유산 보호를 위해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김장문화는 한국의 대표적인 식문화로 일부 전승자가 아니라 전 국민이 행하는 생활 속의 무형유산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문화재청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약 90%의 한국인이 직접 김장을 담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김장문화'가 공동체에 의해 자발적으로 전승돼 왔다는 점도 이번 등재 결정에 일조했다.
문화재청은 "김장문화가 유네스코에 등재됨으로써 국제무대에서 한국문화의 가시성을 높이고 무형유산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 인식을 제고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등재를 계기로 '김장문화'가 국민 생활문화로 계속 확대·전승될 수 있도록 '무형문화유산 보호 및 진흥에 관한 법률' 제정 등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김치 시장 상당 부분을 중국산이 장악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김치 무역 수지 현황을 보면 한국은 2009년 2310만 달러 흑자를 냈으나 이후 해마다 420만~274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수입 김치의 99%가 중국 김치로 조사됐다.
김치가 특정 장인들의 손으로 전승되는 문화유산이 아니다보니 김치 담그는 법 등에 대한 공식기록이 별로 없다는 점도 문제다. 또 김장문화를 연구하는 사설 단체 외에 정부 공인 기구가 전혀 없는 현실도 개선돼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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