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큰 소리로 말씀치 않으셔도 1

권영구 2010. 11. 2. 17:22

햇볕같은집 11월 텃밭모습

 

□ 큰 소리로 말씀치 않으셔도 1

 

큰 소리로 말씀치 않으셔도 들려옵니다.

나의 자그만 안뜰에 남 몰래 돋아나는

향기로운 풀잎. 당신의 말씀-그 말씀이 아니시면

어떻게 이 먼 바다를 저어 갈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둘러보아도 아직은 메마른 나무의 둘레.

나의 둘레. 꽃도 피지 않고 뜨거울 줄 모르는

미지근한 체온. 비록 긴 시간이 걸려도 꽃은 피워야겠습니다.

비 온 뒤의 햇살같이 안으로 스며드는 당신의 음성.

큰 소리로 말씀치 않으셔도 가까이 들려옵니다.

빛나는 새 아침을 맞기 위하여 밤은 오래도록 어두워야 한다고-

아직도 잠시 빛이 있을 동안에 나는

끔찍이 이 세월을 아껴 써야 한다고-

마음이 가난치 못함은 하나의 서러움-

보화가 있는 곳에 마음 함께 있다고-

아직도 가득차 있는 나의 잔을 보다

아낌없이 비워야 한다고-

....
네 그래요.

큰 소리로 말씀치 않으셔도 분명히 들려옵니다.    ⓒ이해인<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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