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지복의 순간

권영구 2010. 2. 2. 09:53

□ 지복의 순간

 

간혹, 한 송이 이름 모를 들꽃이나 붉게 물든 황혼의 바다 앞에서 또는 저문 하늘 날아가는 까마귀 떼를 올려다보며, 말과 생각이 말끔 비워지고 텅 빈 공간 같은 것이 아련하게 느껴지는 그런 때가 있습니다. 지복至福의 순간입니다.
그럴 때엔 하아, 감탄하는 소리 말고 다른 아무것도 필요치 않습니다.
아니, 필요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없을수록 좋습니다.
예쁘기도 해라! 저 꽃 이름이 뭐지? 와, 까마귀다!
이렇게 뭐라고 말을 하는 순간, 지복은 기다렸다는 듯이 깨어지고 맙니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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