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가을 노래

권영구 2010. 11. 18. 08:58

가을 노래  

 

하늘은 높아 가고
마음은 깊어 가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을 키워 행복한
나무여, 바람이여,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 고여 오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인가

가을이 오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 싶고
죄없이 눈이 맑았던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고 싶네

잎이 질 때마다
한 웅큼의 시(詩)들을 쏟아 내는
나무여, 바람이여

영원을 향한 그리움이
어느새 감기 기운처럼 스며드는 가을

하늘은 높아 가고
기도는 깊어 가네    ⓒ이해인(수녀) 시간의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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