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기차와 달팽이

권영구 2008. 7. 16. 08:10

□ 기차와 달팽이

 

달팽이는 매일 자신의 머리 위로 시간마다 지나다니는 기차 소리가 시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답니다.
하루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오늘은 내 기차를 세워놓고 따끔하게 혼 좀 내놓아야겠다" 하고 철로 중앙에 있는 침목 위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더듬이를 한껏 뽑아 세우고 멀리서 달려오는 기차를 노려보면서 힘껏 소리를 쳤습니다.
"서지 않으면 기차를 탈선시키고야 말겠다!"
기차는 크르르릉 달려오더니 달팽이 머리 위로 휙 지나가 버렸습니다. 달팽이는 돌아서서 점점 시야에서 멀어지는 기차를 바라보며 소리쳤습니다. "도망가지 말고 그 자리에 서! 비겁한 겁쟁이 같으니라고..."
달팽이의 용기는 가상하지만, 그렇게 해서 기차가 멈추지는 않지요.
달팽이가 기차에게 대든 것처럼, 요즘 하나님께 대드는 용감한 사람들을 자주 본다니까요. ⓒ최용우   

'햇볕같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복당하지 않으려면  (0) 2008.07.22
잘 살아야 되는 이유  (0) 2008.07.21
바꿔놓기  (0) 2008.07.15
감자는 없었습니다  (0) 2008.07.14
꺽어진 것 같지만...  (0) 2008.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