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런 말을 하면 상사에게 찍히지나 않을까, 내 동료들이 나를 배척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로 눈치만 살피며 망설이던 경험은 직장생활 뿐
아니라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보편적인 것이다. 그건 한마디로 어쩔 수 없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인간은 오랜 기간동안 의도적으로 자신을 규제하고
타인에 의해서 통제 받는 것에 익숙해져 왔기 때문에 그러한 두려움을 갖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알다시피 인간은
무리 지어 산다. 따라서 어떠한 형태로든 다양한 인간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규칙이라는 것이 필요해지기 마련이다. 많은 인간의 행위들이
해서는 안될 것들을 미리 정해서 제약한 뒤 그것을 따라야만 하는 제도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그 정도가 지나치게 되면 인간은 점점 규칙의
노예가 되고 만다. 이른 바 관리 사회가 되어 갖가지 시스템에 속박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속박의 정도는 모이는 사람의 규모가 큰 집단일수록
더 강한 것이 일반적이다.
사람들이 갖가지 시스템 속에서 관리 당하면서 일상을 살아가는 동안 잃게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인간미이다. 기업, 그 중에서도 대기업의 결점은 자기 스스로가 ‘관리 사회’를 자신 속에 만들어 버리고 그 안에 속박된다는 데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개인의 인간미는 더욱 상실되어 가는 것이다. 지금의 세계는 조금씩 변화해 가고 있다. 관리 사회의 결점들이 드러나면서 점차 자기의
목소리를 자신의 주권을 찾으며 사회생활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물론 선진 사회로부터 출발해서 후진사회로 전이되게 된다.
관리 사회의 결점 가운데 가장 뚜렷한 하나는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소신 것 말하지 못한다는 점일 것이다. 남들보다 그저
튈까봐, 집단행동에 무리를 일으키거나 장애가 될까바, 혹시라도 내 주변이 피해를 입지나 않을까 하는 모든 염려들이 당연히 내야 하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만든다. 무리 속에서 별탈 없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등의 행위로 물의를 일으켜서는 안 되는
것이다.
자신의 몸을 가장 먼저 사리는 것이 인간이다. 자신의 입지를 위해 타협으로 일관하는 인생이 옳은 것인가? 결국은 인생관에
기초하는 문제이지만, 아무리 하루하루 전투와 같은 일상을 지내고 있는 직장인들이라고 하더라도 그저 침묵하는 것은 모르는 것보다도 어쩌면 더 큰
잘못이다. 몸을 사려 자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자중하면서도 그래도 말해야 한다.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된다면 오직 남은 것은 실천
뿐이다. 옳다고 믿어 의심치 않은 일은 주변의 눈치를 보는 일 없이, 전체를 위해 만들어진 관리주의에 매몰되는 일 없이 행해져야 한다.
비즈니스의 모든 일은, 심지어 존경하는 사업가들마저도 처음에는 ’도전’으로부터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갔음을
기억해보자.
(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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