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설 사이 피어나는 복수초
타고난 끼 있어 불안하던 터라
한겨울 깊이 묻어 가두었는데
살며시 삐져나와 눈웃음치니
미워할 수 없는 처자일세
곱게 있으면 중매서려 했는데
물오른 매화 낭자는
망울 터트려 진한 화장하고
진홍빛 똥꼬치마 흔드니
보는 이 얼굴 붉혀야 하네
실개천 솜털 단장한 버들이는
개나리와 눈맞아 담 넘더니
뒷동산 올라 부둥켜안고
부비부비 숨넘어가는데
점잖은 뭇 사내들 참꽃술 취해
꽃구경 나서도 막을 수 없어라.
- 정채균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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