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밭 새벽편지(행복한 家)

[일상스토리]너의 이름을 꽃잎으로 포개어 들고가리라

권영구 2025. 3. 10. 11:00

 

살아갈수록 나에겐 사람들이

어여쁘게 사랑으로 걸어오네

 

아픈 삶의 무게를 등에 지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

웃으며 걸어오는 그들의 얼굴을 때로는

선뜻 마주할 수 없어

모르는 채 숨고 싶은 순간들이 있네

 

늦은 봄날 무심히 지는

꽃잎 한 장의 무게로 꽃잎 한 장의 기도로

나를 잠 못 들게 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오랫동안 알고 지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그들의 이름을 꽃잎으로 포개어

나는 들고 가리라 천국에까지

 

- 이해인 시 <꽃잎 한 장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