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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냐 3.6km냐.. 사드 전자파 안전구역 논란

권영구 2016. 7. 16. 10:36

100m냐 3.6km냐.. 사드 전자파 안전구역 논란

- 일각 "3.6km 밖에서야 안전" "2012년 美육군 교범 그림상 5도선 아래 땅도 출입제한 구역" - 한미 군당국 "100m 밖에선 안전" 美軍 "교범 그림 오해 소지" 인정.. "5도선 위 공중만 제한구역" 정리


조선일보 |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 입력 2016.07.16. 03:06 | 수정 2016.07.16. 07:56


한반도에 배치될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레이더의 전자파 유해 범위가 지상에서 전방 몇 ㎞까지냐를 놓고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배치 지역 유해성 논란의 핵심도 이와 관련된 것이다. 국방부와 미군은 레이더 전자파가 인체에 직접 해를 미치는 범위를 전방 100m까지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선 "미군 교범에 3.6㎞로 나온다"고 주장한다.

논란의 발단은 2012년 미 육군 교범의 사드 안전거리에 대한 그림이다. 이 그림은 레이더 전방 100m 이내는 사람 출입을 통제하고 2.4㎞까지는 일반 항공기 비행을, 5.5㎞ 이내는 폭발물을 실은 항공기 비행을 각각 제한하는 것으로 표시돼 있다. 여기까지는 한·미 군 당국이 공식적으로 설명한 내용과 일치한다. 그러나 허가받은 인원만 들어갈 수 있는 구역인 '비(非)통제 인원 출입 제한 구역(Uncontrolled Personnel Keep Out Zone)'의 위치가 국방부 설명과 이 교범이 서로 다르다. 국방부는 레이더 최저 탐지 각도인 5도선 윗부분, 즉 공중에 설정돼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 육군 교범은 5도선 아랫부분, 즉 지상까지도 '비통제 인원 출입 제한 구역'인 것으로 그려놨다. 미 육군 교범 그림은 레이더 3.6㎞ 바깥을 '위험 없음(No Hazard)' 구역으로 표시했다. 따라서 레이더 전방 3.6㎞까지는 지상에도 인체에 유해한 전자파가 미치는 것처럼 돼 있다.

국방부가 '비통제 인원 출입 제한 구역(3.6㎞ 이내)'을 공중에 설정된 것으로 설명해온 근거는 미국의 2010년 괌 환경 영향 평가 보고서다. 괌에는 한국에 배치되는 것과 동일한 사드 기지가 있다. 이 보고서는 이 구역에 대해 "레이더 전방 3.6㎞ 이내 위치한 건물이나 타워 등이 레이더 최저 탐지 각도인 5도 이상 높이에 해당할 때 적용되는 안전 구역"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레이더 전방 3.6㎞까지의 경우는 5도선보다 높은 구역에 건물이 있어서 그 안에 사람이 출입할 때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국방부는 "직진하는 레이더 전자파의 특성상 전방 5도선 위쪽 구역에 고층 건물이 있는 경우를 상정한 얘기"라며 "특히 사드가 배치될 성주포대는 400m 고지여서 사람이 레이더 전방 5도선 위쪽의 3.6㎞ 구역에 들어가는 일은 발생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 63빌딩도 249m 수준이다.

그러나 어쨌든 간에 미군 교범의 그림은 지상까지 영향을 주는 것으로 그려져 있고 이 때문에 논란이 불거지자 한·미 군 당국은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우선 지난 13일 사드 배치 지역을 공식 발표할 때 '한·미 사드 공동 실무단 합의서 부록'에 레이더 안전거리, 특히 논란을 빚은 3.6㎞ 구역을 명확하게 재정리했다. '비통제 인원 출입 제한 구역'에 대해 "레이더 전방 3.6㎞ 이내 위치한 건물이나 타워 등이 레이더 최저 탐지 각도(5도) 이상(위쪽)에 있을 때 적용되는 안전 구역"이라고 적었다. 2010년 괌 환경 영향 평가 보고서와 같은 내용이다. 보고서는 3.6㎞ 떨어진 건물이 레이더 전방 5도선 이상의 높이가 되려면 약 315m(약 100층 높이)에 달해야 한다고도 했다.

미군 측도 한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2012년 미 육군 교범 그림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군 측이 다음 주 초 한국 언론에 괌 사드 기지를 처음 공개할 때 '3.6㎞ 안전거리' 부분의 의미 등을 직접 설명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군 측은 오는 18일 괌에서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출력 자료 등을 공개할 계획이지만, 현장에서 전자파를 직접 측정하는 데는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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