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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총리 후보 문창극 지명]

권영구 2014. 6. 11. 07:38

 

[새 총리 후보 문창극 지명] 국가改造 적임자 찾기 난항… 결국 청문회 통과에 무게

  • 배성규 기자
  • 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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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6.11 03:03

    [문창극 총리후보 지명 배경]

    他후보들 검증과정서 탈락, 돌고돌아 열흘만에 낙점… 靑 "강직한 언론인" 평가
    작년 5월 박정희 기념사업회 발기인 총회 이사 맡아… 김기춘 실장이 初代 이사장

    10일 국무총리로 지명된 문창극(66) 후보자는 그동안 하마평에 거의 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외의 발탁 인사'로 평가되고 있다.

    문 후보자가 총리로 지명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원래 청와대의 총리 인선 기준은 '국가 개조'를 밀어붙일 '개혁성'과 청문회 통과에 필요한 '도덕성' 두 가지였다.

    그러나 안대희 전 대법관이 '전관예우' 문제로 낙마하면서 '개혁성'보다 '도덕성'이 제1 기준이 됐다. 강화된 기준 때문에 이번 총리 후보 검증에서 탈락자가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급해진 청와대는 '화합'이라는 기준을 추가해 야권까지 대상을 넓혔다. 결국 행정 경험이 전무한 문 후보자가 '도덕성'과 '지역 화합'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 최종 후보로 정해졌다. 그가 국회 인준 절차를 통과한다면 첫 기자 출신이자 충북(청주) 출신 총리로 기록된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0일 자신의 연구실이 있는 서울대학교에서 후보자 지명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걸어가면서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0일 자신의 연구실이 있는 서울대학교에서 후보자 지명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걸어가면서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문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이달 초 처음 시작됐지만, 여러 후보를 돌아 돌아 10일 만에 낙점을 받았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 개조'와 '공직사회 개혁'을 추진할 총리로 문 후보자를 점찍은 데는 그가 그동안 칼럼 등을 통해 정부와 정치권을 강하게 비판한 점도 높게 평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관료나 정치인 출신보다는 언론인을 공직사회의 적폐 해소를 뚝심 있게 밀어붙일 적임자로 봤다는 것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소신 있고 강직한 언론인 출신으로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했다.

    그러나 야권 등에선 문 후보자가 국정·행정 경험이 거의 없어 국가 개조와 변화를 주도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문 후보자도 "능력과 지혜도 모자라고 국정 경험도 부족하다"고 했다.

    문 후보자가 그동안 써 온 칼럼의 내용도 도마 위에 올랐다. 문 후보자는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거(死去) 때 "대통령 지낸 사람이 이런 식으로 생을 마감하면 그 영향이 어떻겠느냐"고 해 야당의 반발을 샀다. 지난 대선 직후인 2012년 12월 25일엔 박 대통령 당선에 대해 "수호천사가 갑자기 나타나 위기에 처한 주인공을 구해 주듯이…"라고 썼다. 2011년엔 '박근혜 현상'이라는 칼럼을 통해 당시 박 대통령만 바라보는 여권을 강하게 비판했었다.

    문 후보자와 박 대통령의 개인적 인연은 크게 알려진 게 없다. 다만 문 후보자는 작년 5월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 발기인 총회 이사를 맡았다. 사업회 초대 이사장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다.

    문 후보자는 올 1월 1년 기한으로 서울대 초빙교수에 임명됐다.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장은 "문 후보자는 서울대 총동창회에서 급여와 조교·비품 지원 등을 하고 있으며, 거의 매일 학교로 출근해 강의도 맡고 있다"고 했다. 원로 언론인과 교수들 사이에선 "친화력이 좋고 온화한 성품"이라는 평가와 "보수 색채와 자기 의견이 강하다"는 평가가 함께 나온다.

    문 후보자는 1990~93년 워싱턴 특파원을 하면서 서울대 정치학과 박사 학위를 땄다. 야권에선 "특파원을 하면서 박사 학위를 딴 경위를 살펴보고 학위 논문을 검증할 것"이라고 했다. 딸만 셋을 둔 문 후보자는 얼마 전 셋째 딸 결혼식을 주변에 알리지 않고 신라호텔에서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자는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서울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1975년 중앙일보에 입사, 정치부장과 미주총국장, 주필을 지냈다. 관훈클럽 총무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고려대 석좌교수를 거쳐 서울대 초빙교수로 일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