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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울음소리

권영구 2024. 7. 16. 10:31

 

 

문태성님(tsmoon1@hanmail.net)께서 권영구 대표님께 드리는 향기메일입니다.

개구리 울음소리

 

이것은 한 마지기 꽃밭이다 이 꽃들은 허공에서 핀다 가지런히, 아니 산만하게 한 음조씩 다른
빛깔로 핀다 꽃은 피면서 자신의 생을 모두 뱉어낸다 꽃 피는 소리에 달빛이 노랗게 익는다
꽃은 향기와 함께 한 계절을 다 떠메고 갈 기세다 허공이 치밀해지고 살갗이 따갑도록 향기가
달려든다 나는 꽃을 피해 봄밤을 닫는다 꽃은 바람이 되어 밤을 잘게 부순다 냄비처럼 꽃은
피면서 자신의 생을 물속에 넣고 삶는다 꽃이 핀다 와글와글 너의 옛날도 한 마지기 두마지기
조개껍데기처럼

- 허영둘, 시 ‘개구리 울음소리’


아파트 밀집 지역에도 서식지가 있는지 개구리울음이 왁자했습니다.
오랜만에 듣는 소리가 좋아서 귀를 기울였습니다.
와글와글 울음소리도 한 마지기 꽃밭이라면, 한창 핀 곳에는
소리의 빛깔도 와글와글 다양할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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