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 재판'에서 조언하는 남자 고르는 법 -
'사랑 재판'은 사랑에 관한 분쟁이 있을 때 열리는 재판으로, 배심원단은 아름답고 유명한 귀부인들이 만장일치로 판결한다. 중세 프랑스 음유시인들의 시에 기록된 관습에 보면, 몇몇 유명한 사랑 재판에 후원을 하기도 했던 마리 드 샹파뉴 백작 부인에 따르면, 연인들이 주고받기 적당한 선물 리스트는 다음과 같았다. 손수건, 머리 장식 리본, 금이나 은으로 만든 왕관, 옷 잠금장치, 거울, 벨트, 가방, 옷 묶는 끈, 빗, 방한용 토시, 장갑, 반지, 향수, 꽃병, 쟁반 등.
재산의 많고 적음을 떠나 동등한 두 남자 가운데 누구를 선택해야 하느냐에 대한 판결이 가장 흥미롭다. 마리 드 샹파뉴 백작 부인의 답을 읽기 전에, 나는 책을 덮었다. 중세는 신분제 사회였으니, 자기보다 신분이 높은 남자? 혹은 자주 만나서 데이트하기 쉽지 않던 시대였으니, 아무래도 성격이나 취향보다는 외모일 테니 장생긴 남자? 혹은 예나 지금이나 인기 있는 남자의 조건인 재치있는 말로 여자를 재미있게 해주는 상대? 신분과 외모, 재미 가운데 하나겠거니 했는데 책을 다시 펴고 확인한 답은 의외였다.
백작 부인의 판결은 '먼저 고백한 사람을 선택하라'였다. 당시로서는 상당히 색다른 설명을 덧붙였다. "사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여성은 대단히 부유한 남성보다 가난한 남성을 사랑하는 것이 더 칭송받을 만하다." 850년 전의 판결이지만 괜히 내 가슴이 뭉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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