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김열규 한국학의 석학이자 지식의 거장인
김열규 교수! 그는 자신의 78년 삶에서 두 명의 스승을 모셔왔다. 먼저 공부의 길을 열어준 어머니. 경남 고성의 ‘여류 문필가’로 알려진 어머니의 언문 제문은 그가 한국학을 선택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삶의 길을 열어준 데이비드 소로. 미국 유학시절, 그는 늘 보스턴 근교의 월든 호숫가를 거닐며, 소로처럼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희망은 현실로 이어져 그는 나이 이순이 되던 1991년에 고향으로 홀연히 낙향했고, 그곳에서 노년의 전성기를 열었다. 자연의 시간 속에서 농사를 짓고, 차를 마시고, 음악을 듣는 일상의 소요유를 만끽하면서 수십여 권의 책과 수백 차례의 강연을 하며 한국학의 대중화에 매진했다.
어느새 노년의 중반기를 걷고 있는
김열규 교수. 그는 삶의 노숙함과 노련함으로 무장한 노년이야말로 청춘을 뛰어넘는 가능성의 시기이며 가슴 뛰는 생의 시작이라고 이야기한다. 그 진한 향기를 담아낸『노년의 즐거움』은 인간
김열규가 이미 걷고 있고, 앞으로 우리가 함께 걸어갈 노년의 자화상이자 희망 자서전이다. 노숙, 노련, 노익장 등 노년의 단상에서 자연과 시간 그리고 죽음에 대한 사색까지, 황홀한 노년을 위한 지혜와 더불어 문학과 예술, 그리고 현장에서 만난 노익장 분투기까지, 『노년의 즐거움』은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깊은 성찰과 희망찬 메시지를 전해줄 것이다.
1932년 경남 고성 출생. 서울대학교 국문학과를 거쳐 동대학원에서 국문학과 민속학을 전공했다. 서강대학교 국문학 교수, 하버드대학교 옌칭연구소 객원교수를 거쳐 현재 서강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독서』,『한국인의 자서전』,『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욕』,『한국인의 화』,『한국인의 신화』,『한국의 문화코드 열다섯 가지』, 『고독한 호모디지털』,『기호로 읽는 한국 문화』 외 다수가 있다.
들어가며 - 세 가지 빛살로 눈부신 노년, 그 새로운 시작에 부쳐서
1장 노년의 얼굴들 - 노老의 몰골과 맵시
위인의 초상화, 노년의 얼굴|노, 그 멋진 말|어느 거룩한 노안|노숙, 나이든 보람|노현, 노년의 현명함|노익장, 노년의 당당함|늙다리와 어르신|자연의 노대가 ? |정정한 노년, 정정한 노송|외로움, 그 허허로움을 즐기다|죽음의 세 얼굴
2장 행복한 노년을 위한 5금과 5권
1금_ 노하지 마라|2금_ 잔소리와 군소리 삼가라|3금_ 기죽는 소리는 하지 마라|4금: 지난 일은 흘러간 강물 같은 것|5금_ 어제를 돌아보지 마라|1권_ 유유자적, 큰 강물이 흐르듯 차분하라|2권_ 달관, 두루두루 관대하라|3권_ 소식, 소탈한 식사가 천하의 맛이다|4권_ 생각, 머리와 가슴으로 세상의 이치를 헤아려라|5권_ 운동, 자주 많이 움직여라
3장 노년의 즐거움 : 문학과 예술, 그리고 현장에서 만난 노년의 진면목
도나텔로가 그려낸 노년의 미학_ 막달라 마리아|매화와 노송 그리고 칼날_ 남명 조식|여든의 소녀들_ 정지아의 <봄날 오후, 과부 셋>|아흔에 새 출발하는 노년들|87세의 최고령 마라토너|60대는 물론 70대도 중로 ?????????신바람
4장 내가 걷는 그 푸른 노년의 인생길
여생, 그 싱그러운 초록빛 시작|참답게 웰빙하는 나이|노년의 녹색 지수|노심老心과 동심童心|신선과 노인|악과 약과 낙|시골 할머니들의 아장걸음|차 마시기와 산책 사이|푸른 찻잔에 어린 생각|풀 마시고, 잎 먹고|나는 바람을 탄다|퇴직이라니요 당치 않습니다|상상의 날개를 달고|세 가지 시간|새의 날개를 타고 오는 시간|시계 너머의 시간
에필로그 - 새로운 시작, 브라보 실버!
<출판사 서평>
■ 노인은 살아있는 도서관, 그러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김열규 교수, “노년… 우리가 버릴 것은 과거적 사고, 취할 것은 교양!”
“노인 한 분이 숨을 거두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
‘20세기 검은 아프리카의 지성’으로 불리는 소설가 아마두 함파테 바는 1962년 유네스코 연설에서 한 사회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역설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얻은 한 인간의 경험치, 즉 도전과 응전의 산물은 돈으로 수치화할 수 없는, 살아있는 도서관인 것이다. 하지만 ‘살아있는 도서관’인 노인의 삶과 현실은 어떠할까? 한국의 현실을 들여다보자.
# 한국이 빠르게 늙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7월 현재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10.3% 수준이다. 경제협력기구(OECD)는 65세 비율이 7% 이상을 고령화사회, 14% 이상을 고령사회로 명명한다. 한국은 2026년에 20% 이상일 때 명칭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 <파이낸셜뉴스> 기사 발췌
# 우리나라 노인 5명 중 1명은 배우자 외에 다른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2009년 2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노년기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다차원적 구조 분석> 결과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 3,278명 중 20%가 자녀와의 접촉이나 친구, 이웃과 교류가 없는‘고립형’으로 파악됐다. - <데이터뉴스> 기사 발췌
노인의 수는 증가하지만, 우리사회는 그로 인한 풍요로움보다는 문제점이 많은 것 같다. 생산성 저하로 경제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한국의 노인은 정부의 복지 부재와 개인의 빈곤, 건강 악화, 고립감 등으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현실이다.
김열규 교수는 ‘개인의 경제적 빈곤’은 곧 ‘정신적 빈곤’으로 이어져 자살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만들 수 있어서 선진국 수준의 복지정책이 시급하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노년의 삶에서는 과거 지향적인 사고를 버려야 한다. 오늘 하루를 불안해하는 것은 자신의 존재감을 잃어가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의 화려한 과거는 접어두고 새롭게 펼쳐질 미래를 위해 오늘 하루 끊임없이 교양을 쌓으면서 정신과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즉, 평범한 노후는 돈으로 가능하지만 최고의 노후는 독서와 명상, 음악듣기와 산책 등 교양이 중요하다.
이번에 출간한 《노년의 즐거움》은 어느새 노년의 중반기를 걷고 있는 김열규 교수(78세)의 노년 자화상이자 희망 자서전이다. 김 교수는 삶의 노숙함과 노련함으로 무장한 노년이야말로 청춘을 뛰어넘는 가능성의 시기이며 가슴 뛰는 생의 시작이라고 이야기한다. 웰빙, 노익장 등 노년의 짧은 생각에서 자연과 시간, 그리고 죽음에 대한 깊은 사색까지, 황홀한 노년을 위한 지혜와 더불어 문학과 예술, 그리고 현장에서 만난 노년들의 노익장 분투기까지, 《노년의 즐거움》은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성찰과 희망찬 메시지를 전해줄 것이다.
■ 인문 베스트셀러 저자 김열규 교수의 노당익장 분투기!
- 노년 미학의 거장… 로마에 키케로가 있다면, 한국에는 김열규가 있다!
17년 전, 나이 이순이 되는 시기에 경남 고성으로 낙향한 김열규 교수. 그는 미국 유학시절, 보스턴 근교의 월든 호숫가를 거닐며, 언젠가는 데이비드 소로처럼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소망을 1991년에 현실로 이뤘다. 그에게 낙향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나는 황홀한 노년의 시작이다. 하루 24시간을 마음 가는대로 보내면서 농사짓고, 차 마시고, 음악 듣는 일상의 소요유는 도시생활의 피곤함을 충분히 달래주었고, 가슴 뛰는 노년의 팡파르를 울리게 해주었다. 다른 하나는 한국학의 대중화다. 그는 고향에 돌아와서 지은 책이 수십 권에 달한다. 특히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와 《한국인의 자서전》은 한국인의 죽음론과 인생론을 집대성한 역작이었고, 《독서》, 《욕》, 《공부의 즐거움》(공저) 등과 함께 1만 부 이상 판매되면서 국내 몇 안 되는 인문 베스트셀러 저자로 알려졌다. 또한 전국을 다니며 한국인의 질박한 삶의 궤적을 수백 차례 강연하는 노익장을 보여주었다.
자연과 하나 되어 살면서 자신이 한평생 연구한 한국학을 소재로 집필과 강연회를 쉬지 않는 김열규 교수. 어찌 보면 그의 삶 자체가 우리 한국사회의 존경받는 노년의 모델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언행이 다르고 권모술수가 난무하여 존경할 만한 지식인을 찾기가 쉽지 않은 한국사회에서 김열규 교수의 노년의 삶은 우리에게 큰 울림을 전해준다.
《노년의 즐거움》은 평소 그가 꼭 한번 쓰고 싶었던 주제이자, 학자가 아닌 인간 김열규가 걷고 있는 노년의 삶의 궤적을 담고 있다. 로마의 키케로가 《노년에 대하여 우정에 대하여》를 통해 노년의 미학을 선보였다면, 김열규의 《노년의 즐거움》은 노년의 삶이 우울하고 불안한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삶의 시작이요, 희망이 될 수 있다는 방향 전환을 요구하는 책이다.
■ 마무리에서 새로운 시작으로, 불안에서 희망으로…
노년 삶의 방향 전환을 요구하는 교양서!
- 노년이여… 젊음을 뛰어넘어라!
우리는 흔히 젊음을 양지에 늙음을 음지에 비유하곤 한다. 그래서 노년의 삶은 늘 불안하고 우울하고 어둡다. 하지만 인생 한평생을 90년이라 한다면, 3분의 1이 노년이다. 그 기나긴 시간을 음지 속에서 산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죽음을 생각하며 오늘 하루를 희망차게 살아야 한다는 김열규 교수의 죽음론처럼, 살아있는 인생의 3분의 1을 생각하며 불안에서 희망으로, 마무리에서 새로운 시작으로 노년 삶의 방향이 전환되어야 한다.
삶의 길이를 차치하더라도 노년의 삶은 지성과 정신이 최절정의 경지에 이르는 시기이기에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김열규 교수는 우회적으로 우리에게 ‘왜 위인들의 초상화는 대부분 노년의 얼굴을 하고 있을까?’라고 묻는다. 정신이 원숙해지고 지식이 완숙해지는 노년이야말로 인생 최고의 황금기이며 이 시기의 얼굴은 노을빛, 흰 눈빛, 별빛의 3광으로 빛나는 청춘보다, 꽃보다 아름다운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하여 삶의 노숙함과 노련함으로 무장하여 노익장을 과시한다면 이보다 더 황홀하고 빛나는 삶을 사는 시기는 없을 것이다.
《노년의 즐거움》은 생의 마무리가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불안과 우울이 아닌 희망으로 노년 삶의 방향을 전환하자고 제안하는 책이다. 유유자적, 달관, 소식, 사색, 운동 등 행복한 노년을 위한 저자만의 지혜와 더불어 문학과 예술, 그리고 현장에서 만난 노년들의 노익장 분투기들은 삶을 새롭게 출발하려는 이들에게 가슴 뛰는 팡파르가 될 것이다.
■ 저자와의 인터뷰
1. 흔히 사람들은 노년의 삶이 불안하고 우울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노년의 삶이 우울하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감을 잃어가기 때문입니다. 과거 젊은시절을 추억하고 머물며 현실과 미래를 잊고 지내는 꼴입니다. 그러나 노년은 우리 삶의 3분의 1입니다. 또한 지성과 정신이 최절정에 이르는 최고의 시기입니다. 앞으로의 삶을 직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유자적! 노익장! 이 둘의 구호로 무장하면 우울은 가을 맑은 날 구름 걷히듯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느긋한 마음의 여유, 나이 많이 들어서 더 푸른 노송나무의 가지에 설레는 산들바람 같은 마음의 자세, 그게 바로 유유자적입니다. 나이 많이 드는 것에 비례해서 더 한층 건장해지려고 애쓰는 것, 그게 노익장입니다.
2. 외국과 비교할 때, 한국은 노인을 위한 복지시설과 지원금 제도가 열악하다고 합니다.
참 딱한 일입니다. 경제적으로, 산업으로는 한국사회가 선진국에 진입한다고 한껏 자랑을 하지만, 실질적으로 노년의 복지는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언젠가 신문에서 고령화사회를 훌쩍 넘어서 초고령화사회도 얼마 안 남았다고 하는데, 노년의 빈곤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노년의 빈곤문제가 중요한 것은 경제적 빈곤이 오래가면 ‘정신적 빈곤’으로 이어지고 이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노년의 삶을 보내기 위한 방법과 노년에서 중요한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흔히 노년은 돈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노후=돈으로 여겨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까 이야기드렸던 노년의 기본적인 빈곤이 해결된다면, 이 못지 않게 중요한 가치는 교양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존재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새롭게 펼쳐지는 자신의 미래에 집중해야 합니다. 오늘 하루 끈임없이 교양을 쌓으면서 정신과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범한 노후는 돈으로 가능하지만, 인생 최고의 노후는 교양이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4. 존경받는 노년을 위한 중요한 가치는 무엇입니까?
노년은 한 가정뿐만 아니라 한 사회의 장로되도록 애써야 합니다. 사표가 되어, 절로 존경의 대상이 되도록 마음 써야 합니다. 그러자면 젊은시절보다 더 한층 스스로 사회의 보람이 될 일을 찾아서 나서야 할 것이고, 아울러서 자기 자신의 인품이며 품위를 닦도록 애써야 합니다. 자기 수련에 젊은시절보다 몇 배 더하게 힘을 써야합니다. 또한 우리사회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입니다. 정년 퇴임이나 명예 퇴직은 노년의 사회적 자리가 좁아지게 하는데, 평생 닦고 키워온 노년의 경험과 소양 그리고 지식을 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5. 선생님은 고향에 내려가셔서 17년째 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낙향을 결심하시게 된 주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어느새 17년이 되었네요. 잘 돌아왔다는 생각은 날로 짙어져 가고 이른바, 대로의 나이에도 정말이지 정정한 노송나무처럼 짙푸르게 살고 있습니다. 귀향할 때, 데이비드 소로의‘월든’과 같은 삶을 꿈꾸었는데, 비슷하게나마 숲과 바다, 들과 산이 온통 나의 친구가 되어서 나의 노년을 시퍼렇게 가꾸어주고 있습니다.
6. 그 17년 동안,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한국인의 자서전> 등 선생님은 수십 권의 책을 집필하며 한국학 대중화에 힘쓰셨습니다. 독자들에게 꼭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우쭐댈 건 아니지만, 정말 그랬습니다. 남보다 교수 정년을 7년이나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17년 사이에 거의 한 해에 한 권 꼴로 책을 써왔습니다. 개미처럼, 꿀벌처럼 부지런했고, 악착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그러자니 나이 더 드는 것만큼, 일 욕심이 늘어 갔고 또 일하는 힘도 늘어만 간 것 같습니다.
노년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오늘 하루의 긍정을 주문하고 싶습니다. 죽음을 알기에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아야 하듯이, 삶의 3분의 1인 노년을 인식하게 되면 노년은 더 이상 삶의 마무리가 아닙니다. 새로운 삶의 시작이지요. 노년에 성공하는 사람들이 더더욱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미디어 서평>
[책과 삶]“조촐하지만 당당하게” 은퇴교수의 노년예찬
경향신문 | 2009-06-26 17:51:13
노년의 즐거움…김열규 | 비아북
KBS 2TV의 인기 프로그램 < 개그콘서트 > 의 한 코너인 '할매가 뿔났다'는 노년들의 뒤틀린 삶을 과장해서 보여준다. 손자는 할머니·할아버지에게 막말을 일삼고 할아버지는 어리바리하고, 할머니는 광기가 섬뜩인다. 물론 그들은 가난하다. 이처럼 꾀죄죄한 노년의 삶에 경쾌하게 한 방을 먹이는, 혹은 한 방을 먹이자는 책이 < 노년의 즐거움 > (비아북)이다.
김열규 서강대 명예교수가 고향인 경남 고성으로 돌아간 이후 17년간 손수 가꿔온 정원을 걷고 있다.
17년 전 이순이 되는 나이에 경남 고성으로 낙향해 앞쪽엔 바다가 보이고 뒤쪽엔 산이 앉아 있는 곳에서 살고 있는 김열규 서강대 명예교수. 한국학 분야의 석학으로 평가받는 그는 은퇴 후에도 거의 해마다 한 권 꼴로 책을 써왔다. 이번에는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사람 누구나 노숙과 노련과 노장의 '삼로(三老)'를 스스로 겸할 수 있으므로 가슴을 펴고 당당하자"면서 노년 예찬론을 펼쳤다.
김 교수는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노년이 되면 먹는 것도 줄게 되고 옷치장을 할 일도 없으니 저절로 조촐하게 자기 삶을 가꾸게 되는데 이것이 노인의 최대 교양이자 인품이 된다"면서 "없는 듯이 살면서도 거기서 자기 길을 찾아가는 것이 노인의 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년은 한 가정뿐 아니라 한 사회의 장로(長老)가 되도록 애써야 하는데 그러자면 자기 인품과 품위를 닦도록 애써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노년들에게 "가슴을 펴라"고 말하지만 정작 노년들이 나서면 노추(老醜) 혹은 노욕(老慾)이라는 손가락질이 돌아오기 일쑤 아닌가. 이를 피하기 위한 김 교수의 조언은 이렇다. "머리가 맑고 잘 돌아가고 있는가를 자기 스스로 따져봐야 합니다. 건강하고 머리가 맑아도 요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과거 일은 몰라도 요즘 일을 말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옛 어른들이 '내가 뭘 아나, 자네들이 알아서 하게'라며 삼갔던 것처럼 말입니다." 김 교수는 책에서 행복한 노년을 위해 금해야 할 것 5가지와 행해야 할 것 5가지를 살뜰하게 풀어놨다.
그의 일상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뒷산을 산책하고 정원과 텃밭을 가꾸고 글을 쓰고 차 마시고 음악을 듣는 것으로 채워진다. 김 교수는 "천만다행으로 아이들에게 손을 벌리지는 않지만 나라고 경제적으로 여유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위 독거노인 부부나 독거노인은 국가 복지제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그럴수록 웅크리고 있어서는 안되고 노년들이 앞장서서 처지를 높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평범한 노후는 돈으로 가능하지만 인생 최고의 노후는 교양이 중요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젊은 세대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을까. "젊은 세대가 너무 쾌락주의에 빠져서 고통에서 한사코 도망가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인생에서 고통만큼 삶을 보람되게 하는 것은 없습니다. 고통을 존중했으면 좋겠고 쾌락에도 교양을 쌓아가는 다른 쾌락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 김재중기자 hermes@kyunghyang.com >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저자 초대석] '노년의 즐거움' 김열규
한국일보 | 2009-06-27 03:37:06
"죽음이 삶을 온전케 한다 여기면 노년은 푸르러진다"
"노인공화국이라고 할 정도로 노인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있고, 경제적 어려움은 없어도 건강관리, 생활관리가 잘 안돼 시들어가는 이들도 있습니다.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소리를 하고 싶었습니다."
국문학ㆍ민속학자인 김열규(77ㆍ사진) 서강대 명예교수가 '노년 찬가'라 할 수 있는 <노년의 즐거움>(비아북 발행)을 펴냈다. 김 교수는 전화통화에서 "노년은 교향곡 4악장의 마지막 코다와 같은 부분입니다. 지휘자들은 특히 손놀림에 신경 쓰지요. 그런 연주를 하듯 노년을 보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 행복한 노년을 보내기 위한 '5금(禁), 5권(勸)'을 제시한다. '잔소리와 군소리를 삼가라' '노하지 마라' '기죽는 소리는 하지 마라' '노탐을 부리지 마라' '어제를 돌아보지 마라'는 노년에 멀리해야 할 다섯 가지 일이다. 반면 '큰 강물이 흐르듯 차분하라' '두루두루 관대하라' '소탈한 식사가 천하의 맛이다' '머리와 가슴으로 세상의 이치를 헤아려라' '자주 많이 움직여라'는 다섯 가지의 노년 행동지침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사유도 제시한다. "죽음은 삶을 온전한 것으로, 보람찬 것으로 완성시켜주는 소중한 계기요, 동기라는 생각을 다짐해두고 싶다. 그렇게만 된다면 노년의 삶이 오히려 더 푸를 것이다."
<기호로 읽는 한국 문화> <한국인의 화> 등 많은 저서로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학자인 그는 이순을 앞둔 1991년 "바깥일은 안하고 글 쓰고 책 읽는 일만 하겠다"고 다짐하고 고향인 경남 고성으로 귀향했다. 그는 요즘도 매일 30분씩 바닷가로 나가 산책하고 텃밭에서 고추, 토마토와 오이를 가꾸며 6~7시간씩 글을 쓰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도깨비를 한국인의 집단 무의식의 거울로 분석한 글을 막 탈고했으며, '참다운 공부란 무엇인가'에 대한 글도 구상 중이라는 그는 대학(진주 경산대, 서울 디지털대)에서 민속학 강의를, 고등학교(경남 산청 지리산고등학교)에서도 논술 강의를 하는 등 웬만한 젊은이 못지않은 청청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김 교수는 마음가짐을 다스리는 일과 함께, 노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요청하며 말을 맺었다. "자식들에게 손 내밀 처지가 못되는 노인들, 그들이 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않고 조금이나마 돈을 벌 수 있는 사회복지제도를 갖추어야 합니다. 젊은 세대와 나이든 세대가 머리를 모아야 합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책과 사람] 낙향 17년 자연과 함께 한 삶 ‘노년의 즐거움’ 김열규 명예교수
국민일보 | 2009-06-29 11:50:11
"일흔이 넘고서야 찾은 나만의 나라니! 나는 태어난 후 처음으로 나의 주체성을 누리게 됐다. 이건 노년이 베풀어준 엄청난 특전이다."
한국학의 석학인 김열규(78·사진) 서강대 명예교수는 나이 이순이 되던 1991년 고향인 경남 고성으로 낙향했다. 그는 미국 유학시절 보스턴 근교의 월든 호숫가를 거닐며 언젠가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처럼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는데, 결국 일흔이 돼서야 그 소망을 이뤘다.
저서 '노년의 즐거움'(비아북)에는 낙향 이후 17년 동안 그가 온전한 '시간의 주인'으로서 보낸 가슴 뛰는 만족감이 담겨 있다. 아울러 노숙함과 노련미를 갖춘 인생 최고의 황금기로서 노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해 현재의 노인, 그리고 미래의 노인들을 향한 힘찬 제안을 담고 있다.
저자는 하루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을 뺀 나머지 4분의 1 정도를 밭농사에 할애한다. 그리고 자신의 사회적 보람인 한국학의 대중화 작업을 위해 비슷한 시간을 투자한다. 베스트셀러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한국인의 자서전' '독서' 등을 비롯해 고향에 돌아와서 펴낸 책이 수십 권에 달한다. 나머지 시간에는 책 읽기, 걷기, 군것질하기, 차 끓이기, 멍하니 바다 보기, 눈 감고 명상하기 등으로 보낸다. 그는 "이제는 뭐든 내가 알아서 하면 그만이다. 나만의 자치며 독립이 버티고 있다"고 선언한다.
자족(自足)에 그치는 글이었다면 팔자 좋은 사람의 배부른 소리로 치부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모든 노년을 위한 희망 가꾸기론이다. 저자는 일생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노년기를 불안과 우울함에 휩싸인 채 살아서는 안 된다면서, 적극적으로 홀로됨을 이겨내는 '독불장군'이 되라고 주문한다. 아울러 행복한 노년을 위해 필요한 '5금(禁)'과 '5권(勸)'을 제시한다. 잔소리와 군소리를 삼가라, 노하지 마라, 기죽는 소리는 하지 마라, 노탐을 부리지 마라, 어제를 돌아보지 마라 등의 계명이 5금이다. 5권은 유유자적, 달관, 소식(小食), 사색, 운동 등이다. 여기에 풍부하고 설득력 있는 예화와 아포리즘이 곁들여져 있다.
그는 "노년의 기가 죽어서는 안 된다"면서 "한집안의 가장 큰 어른답게, 또 사회의 위대한 장로답게 자신들의 의지며 처지를 높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