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 이야기

사람은 기가 막히면 죽습니다

권영구 2007. 3. 15. 09:29

                                                     ⓒ최용우/꽃밭의 나리꽃 새싹

     □ 사람은 기가 막히면 죽습니다

'자고로 마누라이기는 남자 치고 대장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 말은 대장부라면 밖에서 싸워 이겨야지, 밖에서는 깨지고 들어와 집안에서 힘없는 마누라에게 분풀이를 하면 안 된다 뭐 그런 의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 마누라들은 남자들보다 더 억세서 힘으로 당할 수 없으니... 세월 따라 속담도 변하는가 봅니다.
 예를 들어, 밖에서 남편이 몹시 힘든 일 때문에 거의 풀이 죽어서 퇴근했는데 거기다 대고 다른 남편들과 비교하면서 무능하다고 해 보십시오.   남편은 기가 막혀서 조용히 유서 써놓고 63빌딩 꼭대기나 한강다리로 달려가고 싶어지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한번은 몹시 힘든 일 때문에 거의 풀이 죽어서 퇴근했더니, 토깽이처럼 앞니 두 개가 쏘옥 나온 3살짜리 딸내미가 침 범벅이 된 새우깡 한 개를 내밀며 의기양양해 합니다. 엄마의 통역에 의하면 아빠를 위해 먹고싶은 것을 꾹 참고 남겨놓았다고... 아빠는 그 침 묻은 새우깡 한 개에 그만 아기의 포로가 되고 맙니다. 아기의 그 기운에 밖에서의 모든 힘든 일이 순식간에 다 풀어져버립니다.
 일단 기가 살면 사람은 살아나거든요.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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