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밭 새벽편지(행복한 家)
일상스토리...고마웠다, 그 생애의 어떤 시간
권영구
2022. 8. 5. 11:51
일상스토리
고마웠다, 그 생애의 어떤 시간
2022.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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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묻는다. 왜 너는 나에게 그렇게 차가웠는가. 그러면 너는 나에게 물을 것이다. 그때, 너는 왜 나에게 그렇게 뜨거웠는가. 서로 차갑거나 뜨겁거나, 그때 서로 어긋나거나 만나거나 안거나 뒹굴거나 그럴 때, 서로의 가슴이 이를테면 사슴처럼 저 너른 우주의 밭을 돌아 서로에게로 갈 때, 차갑거나 뜨겁거나 그럴 때, 미워하거나 사랑하거나 그럴 때, 나는 내가 태어나서 어떤 시간을 느낄 수 있었던 것만이 고맙다.
-허수경 <고마웠다, 그 생애의 어떤 시간>
우리는 서로 만나 어긋나거나 만나거나 안거나 뒹굴거나… 하며 희로애락 살아갑니다.
그 모든 순간들은 살아있는 존재에게만 허락된 생애의 잔치일 것입니다.
그 순간들이 아니라면 우리 삶에 잿빛 우울한 나날 외에 무엇이 남을까요?
살아가는 동안 반드시 우리에게 일어나고야 말 충격적인 사건, 사랑하거나 미워하거나,
그것이 사는 일이므로 눈물의 시간조차도 아름답고 고마울 것입니다. (권영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