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헤리티지 브랜드 버버리의 CEO앤절라 애런츠는 불과 8년 만에 큰 폭으로 회사 실적을 개선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주가는 200% 상승했고,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두배가 되었다. 영국 언론은 앤절라를 영국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경영자라고 보도했다. 애플에서 전화가 온 것은 앤절라가 이사회에서 향후 5년간 매출을 두 배 더 높이겠다는 발표를 마친 직후였다. 애플의 CEO인 팀 쿡은 앤절라를 애플의 리테일 부문 총괄책임자로 영입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앤절라는 거절했다. 6개월 뒤에 애플에서 또 전화가 왔다. 앤절라는 이번에도 거절했다. 애플은 앤절라에게 또 전화했다. 이번에는 커피나 한잔하자는 제안이었다. 직접 대면한 팀 쿡은 설득력이 있었지만 이번에도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앤절라는 "나는 직관적이고 창의적인 사람입니다. 애플의 스토어들을 운영할 만한 적임자는 아니에요"라고 했더니 팀 쿡은 "훌륭한 운영자는 이미 충분히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때 깨달았다. 팀이 찾고 있는 것은 운영책임자가 아니라 리더라는 것을. 앤절라는 성공한 패션 브랜드의 CEO 자리를 떠나 실리콘밸리에 소재한 거대 모함의 리테일 부문을 지휘하기로 했다. 애플은 10년 동안 전 세계에 스토어를 네 배로 늘릴 만큼 크게 성장했다. 그녀는 "정말 힘들었어요. 화성에 가는 것 같았어요. 다른 언어를 쓰는 것 같았어요. 처음 6개월은 모든 게 어려웠어요. 그러다가 내 방식대로 해야 한다는 것, 애플이 저를 영입한 이유도 그렇게 하길 바라서라는 것을 깨달았죠"
앤절라가 애플의 리테일 부문 책임자로 취임한 지 3개월쯤 되었을 때 누군가가 7만 명의 직원들에게 자기소개 이메일을 보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앤절라는 장황한 이메일이 애플의 젊은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동영상을 찍었다. 스튜디어도 필요 없고, 메이크업도 필요 없고, 아이폰으로 촬영하면 되고, 편집도 필요 없고, 3분 이내에 세 가지 생각만 말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첫 번째 녹화를 하는 동안 딸에게 전화가 왔다. 양해를 구하고 딸의 전화를 받았다. 이 장면은 삭제하자고 직원들이 말했을 때, 앤절라는 편집 없이 딸과 통화하는 장면도 모두 내보내라고 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돼요. 직원들이 내 진정성을 봐야 해요. 그리고 내가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다음 날 딸의 전화를 받아주는 모습이 좋았다는 메시지를 500통을 받았다. 앤절라는 이렇게 애플의 새로운 팀과 관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앤절라는 4년 동안 세계 어디에 있든 매주 영상 메시지를 녹화했다. 그리고 응집력 있는 팀이라는 느낌을 형성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전 세계 애플 사무실의 여러 임원을 교대로 출연시켰다. 직원이 7만 명이든 7명이든 강력한 조직을 만들려는 리더에게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한 가지는 더 높은 차원의 미션을 공유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구성원들과의 일상적인 접촉을 늘리는 것이다. 앤절라는 3분짜리 동영상에 이 둘을 모두 조금씩 끼워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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