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대지(大地>로 1938년 노벨 문학상을 탄 펄벅(Pearl S. Buck, 1892~1973) 여사가 1960년에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여행지 경주를 방문하던 그녀의 눈에 진기한 풍경이 보였다. 황혼 무렵, 지게 볏단을 진 채 소달구지에 볏단을 싣고 가던 농부의 모습이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지만, 그녀는 고국으로 돌아간 뒤 이 모습을 세상에서 본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었다고 고백했다.
"서양의 농부라면 누구나 당연하게 소달구지 위에 짐을 모두 싣고, 자신도 올라타 편하게 집으로 향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농부는 소의 짐을 덜어 주고자 자신의 지게에 볏단을 한 짐지고 소와 함께 귀가하는 모습을 보며 저는 온몸에 전율을 느꼈습니다."
펄벅여사는 따지않은 감이 달려있는 감나무를 보고는 “따기 힘들어 그냥 두는거냐”고 물었다가 “까치밥이라 해서 겨울새들을 위해 남겨둔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바로 이거에요. 내가 한국에서 와서 보고자 했던 것은 고적이나 왕릉이 아니었어요. 이것 하나만으로도 나는 한국에 잘 왔다고 생각해요”라고 탄성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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