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용인 경전철에 주민소송, 시민이 예산 낭비 추궁해야
조선 입력 : 2013.09.24 03:03
경기도 용인시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엉터리 경전철 사업을 추진해 엄청난 재정 손실을 입혔다며 전·현직 용인시장 등을 상대로 경전철 사업비 1조127억원을 물어내라는 주민소송을 다음 달 10일 내기로 했다. 소송 대상자는 전·현직 용인시장 3명과 경전철 사업 담당 공무원 6명, 경전철 사업 타당성 연구 용역을 맡은 한국교통연구원과 소속 연구원 3명이다. 2006년 지자체에 주민소송제가 도입된 이후 지방 대규모 부실 사업을 대상으로 주민소송이 제기되는 것은 처음이다.
주민소송은 지자체장이나 공무원이 예산을 잘못 집행해 지자체에 재정적 손해를 입혔을 경우 주민들이 직접 법원에 소송을 낼 수 있는 제도다. 법원은 지자체장과 공무원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면 개인별 배상액을 산정(算定)해 지자체에 끼친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한다.
용인시는 민간투자비 6300억원을 포함해 총 사업비 1조127억원을 투입해 지난 4월 경전철을 개통했다. 사업 타당성 연구 용역을 맡은 한국교통연구원은 경전철 하루 이용객을 16만명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개통 후 이용객은 하루 평균 1만명도 안 됐다. 용인시는 계약에 따라 경전철 민간 사업자에게 수입이 예상보다 부족한 데 따른 손실을 메워주기 위해 앞으로 30년 동안 매년 295억원을 지급해야 할 처지다.
지자체장들이 엉터리 수요(需要) 예측으로 수백억, 수천억원이 드는 사업을 멋대로 벌이다 지자체 재정에 막대한 손실을 불러온 사례는 전국에 널려 있다. 태백 오투리조트, 인천 월미 관광철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가 대표적이다. 부산~김해 경전철과 의정부 경전철도 이용객이 당초 예측의 15~20% 수준에 머물러 지자체가 민간 운영회사에 매년 수백억원씩 손실을 보전해주고 있다.
지자체장들이 대형 사업을 무작정 벌이는 것은 공사 발주에 따른 음성적(陰性的) 혜택을 누리려는 계산이 작용하는 데다 지방의회도 한통속으로 움직여 제동을 걸지 않기 때문이다. 사업이 완공된 뒤 부실로 판명나도 책임을 추궁당하지도 않는다. 일본 나고야시는 1989년 세계디자인박람회를 연 뒤 박람회 시설과 물품을 행사 주최 측인 세계디자인박람회협회로부터 사들였다. 주민들은 나고야 시장이 세계디자인박람회협회의 적자를 메워주려고 쓸데없는 시설과 물품을 구입해 시에 손해를 입혔다며 시장을 상대로 주민소송을 내 1996년 10억엔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일본에선 이런 주민소송이 매년 200건 넘게 제기되고 있다.
우리도 엉터리 사업으로 지자체를 빚더미로 만든 지자체장과 공무원들은 퇴임 뒤에라도 반드시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지자체의 방만한 예산 집행으로 나라가 거덜난 지중해(地中海) 국가들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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