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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만 보'씩은 걸어야 본전 뽑는다

권영구 2010. 7. 9. 18:15

다이어트에 좋다는 워킹 슈즈, 효과 실험해보니… 매일 '만 보'씩은 걸어야 본전 뽑는다

  • 입력 : 2009.11.24 23:28

칼로리 소모 10~15% 증가
걷기 운동 오래 하게 되면 지방 태우는 체질로 변화
매일 90분씩 걸으면 '쏙쏙'

'1000만 워킹(Walking)족' 시대다. 최근 30~40대 직장인에겐 출·퇴근용과 사무용 등 신발을 2개씩 갖고 다니는 게 유행이다. 한강변에서, 집 근처 가까운 공터에서, 실내 체육관 트레드밀(일명 '러닝머신') 위 등에서 가볍게 걷는 '워킹족'들이 늘어나면서 스포츠 브랜드 업계도 '워킹 슈즈'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국내 신발 시장 전체 규모는 약 4조원으로 부산의 '신발산업진흥센터'에 따르면 워킹화의 비중은 신발 시장 전체의 10%에 불과하지만 2000년 이후 매년 40% 정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마사이워킹 열풍을 일으킨 MBT나 린(RYN) 등 기존 기능성 신발뿐만 아니라 아식스, 프로스펙스, 리복 등 기존 스포츠 신발 업체도 잇따라 워킹 신발을 내놓고 있으며 스포츠워킹 토털 브랜드 W를 선보인 프로스펙스는 워킹 슈즈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대비 80%나 성장했다. 걷는 데 추진력을 증가시킨다는 신발, 초경량으로 발에 부담을 줄인다는 신발, 특수 패드를 붙여 미세 근육을 활성화시킨다는 신발 등 브랜드마다 각각 다른 특성을 내놓고 있지만, 모두들 걷는 데 효용성을 증가시킨다는 것이 공통점. 정말 워킹 슈즈를 꼭 신어야 할까. 낫다면 어떤 효과를 볼 수 있을까. 또 걷는다면 어느 정도 걸어야 비로소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일까. 체육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했다.

걷기 열풍에 워킹 슈즈를 새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 걷는 자세를 교정하고 좀 더 효율적인 보행 운동을 돕는 워킹 슈즈가 최근‘다이어트’개념이 더해지면서 남녀 노소를 가리지 않고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다이어트에 즉효약은 아니지만 열량 소비는 확실히 늘어

본지가 경희대 스포츠의학과 박현 교수에게 의뢰해 A사 일반 운동화와 워킹 슈즈를 신고 똑같이 25분간 걷게 했을 때 워킹 슈즈를 신었을 때 피험자들의 다리 온도가 조금 상승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박현 교수는 "심박수도 조금 상승하고, 피로를 나타내는 젖산이 다소 줄긴 했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기 때문에 짧은 시간 운동을 했을 때 워킹 슈즈가 큰 효과를 보여준다고는 말하기 힘들다"며 "대신 하체 온도가 좀 더 상승한 걸로 보아 근육 활성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젖산 수치가 준 것을 보아 장기적으로 운동했을 때 전체적인 운동 효과가 훨씬 좋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방을 태우는 근육은 다리에 많이 있는 적근(赤筋)인데, 걷기와 같이 강도가 낮은 유산소 운동을 오랜 시간 하게 되면 지방을 태우는 적근이 산소를 더 많이 공급받아 지방 연소가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성봉주 박사는 "워킹 슈즈를 신었다고 해서 꼭 살이 빠지는 건 아니다"라면서 "워킹 슈즈를 활용해 운동하면 바닥에 닿는 발바닥의 면적이 줄어들어 마치 모래주머니를 차고 걷는 느낌이 들고 걷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똑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칼로리 소모량이 10~15%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박해수 동서대 신발지식공학과 교수는 "같은 열량이라도 소비하는 물질이 탄수화물인지 지방인지가 중요한데, 걷기는 지방을 소모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호흡상계수(R.Q)가 1.0에 가까우면 탄수화물을 많이 소비하고, 0.7에 가까우면 지방을 주로 쓰는데 비만인들이 보통 1.0에 가깝다. 즉 탄수화물을 많이 가져다 쓰므로 지방 감소엔 별 효과가 없다"며 "걷기 운동을 자주 하면 호흡상계수가 0.7에 가까워진다"고 말했다.

하루에 최소 60분은 걸어야

미국의 걷기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마크 펜톤(Fenton)은 그의 저서에서 "걷기에 가장 효과적인 신발은 역시 워킹 슈즈"라며 "건강을 유지하고 싶으면 하루 30분, 살을 빼고 싶으면 60분 정도, 에어로빅하는 듯한 효과를 누리고 싶으면 하루에 20분씩 3~4번씩 매우 빠른 속도로 걷고 심호흡을 하라"고 전했다. 체육과학연구원 성봉주 박사는 "하루에 30분 걸으면 '체력 유지'에 도움이 되고, 한 시간씩 걸으면 '체력을 증강'해준다"며 "다이어트 효과를 보려면 매일 90분 정도 걸어야 하는데 그 정도면 '만 보'를 걷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갑자기 많이 걸으면 몸에 무리가 올 수 있기 때문에 2주마다 시간을 조금씩 늘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뛰고 싶을 때 워킹 슈즈는 삼가야

박해수 동서대 교수는 "마사이워킹 슈즈는 원래 잘 걷지 못하는 노인을 위해 고안된 것으로 바닥을 곡선 처리해 지렛대 효과를 주는데 요즘 워킹 슈즈는 노인들을 배려하지 않고 밑바닥과 벌어진 각도를 점점 벌여놓고 있다"며 "워킹 슈즈는 뒤꿈치부터 닿는 걷는 모양에 초점을 맞춘 신발이기 때문에 러닝을 할 때는 추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러너스 클럽 정민호 차장은 "워킹 슈즈와 러닝 슈즈의 차이는 뒷굽의 차이인데, 걷기 동작의 차이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며 "만병통치약이 아닌데, 마케팅이 강하다 보니 모든 걸 해결해 주는 듯 보이는데 이는 유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마크 펜톤 역시 "러닝 슈즈는 충격 흡수가 강하고 전체적으로 딱딱한 데 비해 워킹 슈즈는 앞부분이 유연하게 굽어지고 충격 흡수 장치가 약해 뛸 때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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