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정보

신발이 날개

권영구 2010. 7. 9. 18:05

[Cover story] 신발이 날개

  • 입력 : 2010.06.28 16:06
프로스펙스‘W파워 302’

팔자려니 했던 '팔자 걸음' 잡아주고…
살 빼주고… 업그레이드 된 운동화
운동 마니아는 '기능성 제품'
일반인에게는 워킹화도 좋아
발 모양 따라서 신발 달라야

꿈 같았던 대한민국의 월드컵 일정도 마무리됐다. 선수들의 환호와 눈물이 그라운드를 적실 때 우리도 함께 울고 웃었다. 그만큼 고생한 건 선수들의 발. 매 경기마다 10㎞ 넘나드는 거리를 달려야 하는 선수들에게, 자신에게 딱 맞는 신발만큼 고마운 것도 없을 것이다.

박지성 선수는 평소 나이키 레쥬벤에잇같이 가볍고 통기성과 쿠셔닝이 좋아 발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는 신발을 사용하고, 박주영은 충격 흡수력이 좋고 부드러운 쿠션감이 있는 아디다스 슈퍼노바 글라이드 2 러닝화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선수들만 경기 스타일에 맞춘 제품을 사용하는 건 아니다. 최근엔 특정한 기능을 강화한 기능성 슈즈들이 쏟아지면서 일반 소비자들도 다양한 제품을 입맛대로 구입하고 있다. 그런데 '시중에 나와 있는 수십 가지 신발과 그들이 주장하는 기능들이 과연 다 필요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트레드밀(일명 러닝머신)에선 워킹화를 신고 뛰면 안 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걸을 땐 꼭 워킹화를 신어야 할까? 기능도 비슷한 것 같고 모양도 비슷해 보이고 헷갈리기만 하는데, 어떤 제품을 신어야 '잘 샀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의문은 끝이 없다.

이런 늘씬한 다리를 갖고 싶은 건 여성들의 로망이다. 여름이 다가오고 노출이 잦아지면서 매끈한 다리 가꾸기 열풍이 분다. 최근엔 이러한 여 성들의 마음을 공략해 운동성을 강화한 다이어트 슈즈가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이어트 슈즈는 평소에 잘 쓰지 않았던 근육을 쓰게 하는 원리로 허벅지 안쪽 근육 등을 단련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걷기 운동은 기본적으로 유산소 운동이기에 적어도 하루에 30분 이상은 걸어야 그때부터 지방을 태우는 효과가 생겨나고, 일주일에 3~4차례 2~3시간씩은 걸어야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리복 제공
파워 워킹 슈즈와 다이어트 슈즈는 다르다

시중에 '워킹화'의 이름을 달고 나와 있는 제품은 수십 가지이지만, 걷는 데 좋다고 해서 아무것이나 골랐다가는 낭패 볼 수도 있다. 같은 '걷기 전용 슈즈'라도 운동성에 따라 전혀 다른 제품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스펙스의 'W파워'의 경우 좀 더 바른 자세로 걷고 보폭을 늘리고 원활히 걷는 데 도움을 주는 제품. 리복 '이지톤'의 경우는 걸음을 불편하게 만들어 안 쓰던 근육을 강화해 지방을 태우는 '다이어트'에 초점을 맞췄다.

체육과학연구원 문영진 박사는 "현대인들은 보통 걸을 때 무릎이 굽혀지면서 발이 닿는데, 마사이족처럼 골반으로 다리를 움직인다는 느낌으로 걸으면 뒷발로 착지하는 충격을 흡수하면서 앞으로 나가는 직진성을 높일 수 있다"며 "최근 개발되고 있는 워킹 전용 슈즈는 떨어지는 직진성을 보완하고, 무게 중심을 원활하게 이동해 근력이 좀 약하더라도 좀 더 쉽게 앞으로 나갈 수 있게 만든다"고 말했다.

걷기 편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모래주머니를 달고 걷는 '워킹 마니아'들보다는 무릎이 아픈 60~70대나, 근력이 부족한 여성들, 오래 걷고 싶은 사람들에게 더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걷기 운동은 유산소 운동이기 때문에 하루 최소 30분 이상은 해야 효과가 있다.

운동 마니아는 기능성 제품 골라야

경희대학교 스포츠의학과 박현 교수는 "한 가지 운동을 꾸준히 즐기는 마니아의 경우는 반드시 그 운동에 맞는 기능성 운동화를 구입하는 게 좋다"며 "그렇지 않은 경우엔 가장 평범하고 자신의 발에 잘 맞는 제품을 구입해서 신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굳이 그 많은 제품을 '용도'에 맞춰 다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즉, 농구, 테니스 등 특정 운동에 집중할 경우에는 그 운동에 가장 효율적이고 보호 기능까지 갖춘 전문 제품을 사용해야 하지만, 일반적인 운동에는 자신의 특성을 고려해 범용 제품 중에서 적당한 것을 고르라는 얘기다.

박 교수는 "마라토너같이 전문가들이 도로에서 러닝을 할 경우, 도로 오른쪽에서 자동차 ㅈ진행 방향으로 뛰는데, 일반적으로 도로는 빗물 등을 고려해 가운데 쪽이 높고 오른쪽이 아무래도 낮기 때문에 선수들은 오른쪽 신발 두께를 약간 두껍게 하는 경우가 있다"며 "트레드밀에서 뛰거나 걷는 것 같이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데다, 마찰력도 있고 위험 요소가 거의 없는 경우엔 굳이 전문 기능성 신발을 신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발 모양에 따라서 신발을 구매하는 게 달라지기도 한다. 프로스펙스를 판매하는 LS네트웍스 신발기획팀 이진 과장은 "외국 브랜드의 경우 발볼이 좁고 아치가 길고 높은(일명 칼발) 외국인 발 모양에 맞춰 제작되기 때문에, 발볼이 넓고 아치가 낮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구매하려면 한 치수 크게 신는 게 보통"이라며 "되도록이면 한국인의 족형에 맞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좀 더 발엔 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의 아치 굴곡이 거의 없는 평발일 경우, 충격 흡수를 발이 다 받기 때문에 오래 걷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아치가 스프링 작용을 해주며 발의 충격을 분산하기 때문이다.